대학 입시 기도 도량으로 유명한 팔공산 갓바위는 해마다 입시철이면 전국에서 모여든 학부모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런데 이 팔공산 갓바위를 두고 1981년 대구·경북 분리 이후 40년간 대구 갓바위냐, 경산 갓바위냐를 놓고 양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소모적인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해묵은 소모적인 논쟁은 대구·경북이 원래 한 뿌리였으나 당시 베이비붐 세대로 인한 폭발적인 인구 증가와 이에 따른 행정 수요 급증으로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로 인위적으로 갈라 놓은 대표적인 폐해의 단면이다.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통신, 교통의 발달로 대구경북 어디든지 2시간 이내로 도착할 수 있고, 복잡한 행정 수요도 실시간으로 모바일로 처리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마당에 굳이 한 뿌리인 두 광역단체가 더 이상 따로 떨어져서 비효율적인 경쟁을 펼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현재 대구경북의 경제 상황은 심각하다 못해 피폐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 소멸, 교육·문화·산업 등 모든 분야에서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블랙홀 현상으로 그야말로 아사 직전이다.
지난해 말 통계청이 발표한 대구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27년째 전국 꼴찌를 차지하고 있고, 경북의 경제성장률은 -1.1%를 기록해 전국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대구와 경북은 골리앗 같은 수도권에 대응하기 위해 대구경북 행정통합이라는 반전의 카드를 뽑아 들었다.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대구경북이 통합하면, 전국에서 면적 1위, 인구·지역내총생산·지방세 규모가 경기도와 서울에 이어 3위, 수출액 규모 5위 수준으로 위상을 되찾을 수 있다고 나왔다. 또한, 대구경북연구원이 시도민을 상대로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한 설문을 실시한 결과 51.3%가 찬성해 반대 의견보다 2배 이상 높게 나왔다. 이러한 통합의 물꼬를 틀 가장 선두에 관광산업이 자리하고 있다. 행정, 산업, 경제, 사회 등 제 분야는 통합에 따른 물리적, 재정적 제약과 시간이 필요한 반면, 예로부터 불교, 유교, 가야문화 3대 문화권 안에서 같은 문화를 영위해온 관광 분야는 지금 당장이라도 통합이 가능하고 가시적인 성과도 거두고 있다.
민선 7기 시작과 함께 공동으로 진행해 온 대구경북관광의 해, 문화관광국장 교류 근무, 대구경북투어카드 출시, 대구경북 연계 관광 코스 개발, 국내외 박람회 공동 참가, 해외 홍보 설명회 공동 개최, 축제 품앗이 등으로 관광객 유치는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제 곧 새 국회가 시작된다. 가장 빠르고 쉽게 통합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관광 분야에서 대구경북이 하나로 뭉쳐 선도적인 역할을 할 때다.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수치로 보여 줄 때, 새롭게 개원하는 21대 국회에서 발의될 대구경북통합특별법 제정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더구나 대구경북에는 통합신공항 건설이라는 관광산업의 최대 호재도 있다. 이 신공항을 통해 연간 1천만 명의 외래 관광객이 대구경북을 찾을 때 더 이상 중앙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관광 분야는 물론 산업 전 분야에서 독자 생존 하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끝으로 감히 상상해 본다. 2022년 10월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한 우리 도에서, 전 세계 문화관광부장관이 한자리에 모이는 UNWTO(유엔세계관광기구) 총회를 개최하고, 그해 지방선거에서 새로 뽑은 인구 510만 명의 '대구경북특별자치도'의 도지사가 UNWTO 총회 개회사를 하는 그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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