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이순신 정신으로 위기를 기회로

조무호 전 대구 중부경찰서장
조무호 전 대구 중부경찰서장

4월 28일은 전 국민으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성웅 이순신 탄생 475주년 기념일이었다. 왜 또다시 이순신인가. 장군은 모든 공직자와 인류의 사표이자 시공을 초월한 영원한 리더십의 표상이기 때문이다.

노산 이은상 선생은 1975년 7월에 발간한 충무공의 생애와 사상에서 장군의 근본 정신은 국가와 국민에 대한 사랑, 정의, 지극한 정성, 자력(자강불식)으로 보았다. 이 근본 정신들이 상호융합해 합일되어 성인에 가까운 고매한 인격을 형성했고, 인격을 바탕으로 수십 가지의 리더십이 발현되었다.

최근 국민 여론조사에 의하면 5천 년 역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분이 장군과 세종대왕이다. 저명한 역사학자 한영우 교수는 최근 발간된 세종평전에서 "대왕이 10학에 정통했다는 것은 박사학위를 10개쯤 받았다는 말과 비슷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장군 또한 난중일기, 임진장초, 각종 문집, 언행 등을 보면 사서삼경, 역사, 무경칠서 등 인문학과 군사 전략전술, 최첨단 과학기술 소양이 깊고 넓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충무공 마니아이고 경제계에서 장군을 연구하는 이가 많은 이유는 장군은 핵심 역량을 가지고 전승이라는 대성과를 거두었고, 명량해전이라는 위기 극복 과정에서 큰 지휘력을 발휘해 대성공을 이루었기 때문일 테다.

장군은 난중일기에서 이를 '차실천행'(此實天幸·이것은 실로 천행이다)이라고 쓸 만큼 지나칠 정도로 겸손했다. 매 전투마다 승리에 도취되지 않고 제로베이스에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임했다. 당시 조정에서는 지원을 거의 할 수 없어 자력으로 군비 조달, 무기 개발, 군량미 확보 등을 위하여 소금 굽기, 고기잡이, 둔전 경영, 해로통행첩 발급을 시행하는 등 사실상 당대의 훌륭한 CEO이기도 했다.

세계 초인류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장군이 거북선을 건조하고 해로통행첩 제도를 발굴, 시행한 것처럼 이 세상에 없는 과학기술과 제도를 창제하고 후발 국가들과의 초격차를 유지해야 한다. 장군은 현대 리더십의 상징인 진정성, 소통, 공감, 미래통찰력의 달인이었다.

현재 우리나라와 세계는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 취약계층의 경제적, 정신적 고통은 대단히 크다. 장군이 백성, 피난민을 대하듯 나와 내 가족의 일처럼 돕고 지원해야 한다. 위기 극복을 위해 중앙정부, 지방정부, 전 국민의 자제와 협조, 각종 기부,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전 세계가 우리나라에 대해 가장 모범적으로 코로나19에 대처하고 있다고 칭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고도의 전문성, 과학, 정확한 정보에 근거한 분석, 투명성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고, "한 시간보다는 더 잔다"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세계에서 극찬을 하고 있다. 이성호 대구시의사회 회장은 호소문에서 "이 위기에 단 한 푼의 대가, 한마디의 칭찬도 바라지 말고 피와 땀과 눈물로 대구와 시민을 구합시다. 저도 두렵고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지만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제가 제일 위험하고 힘든 일을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이들이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고 작은 이순신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해외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 경제가 큰 어려움을 당하고 각종 제도와 질서는 큰 변화에 직면할 것이다. 우리 민족은 국난 극복의 DNA가 있다. 각계각층의 리더들이 이순신의 정신인 '사즉생'(死卽生)의 자세로 솔선수범하고 희생하고 헌신해서 큰 위기를 큰 기회로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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