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삼시세끼' 어촌편이 시즌5로 돌아왔다. 시작부터 시청률이 9.2%를 넘기며 일찌감치 대박 프로그램을 예고했다.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서의 일상. '삼시세끼' 어촌편5의 무엇이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을까.
◆5년 만에 돌아온 '손이 차유'
아마도 시청자들은 차승원, 유해진 그리고 손호준이 출연한다는 소식에 이번 tvN '삼시세끼' 어촌편5에 대한 기대감이 훨씬 더 높았을 게다. 이른바 '손이 차유'로 불리는 이들의 조합이야말로 진정한 '삼시세끼' 어촌편의 원조격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삼시세끼'는 2014년에 첫 방송을 시작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그 스핀오프격으로 어촌편이 이듬해에 방영되면서 최고 시청률 13.3%(닐슨 코리아)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 해에 다시 돌아온 시즌2 역시 13%대의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였다.
만재도라는 섬에서 지내는 이들의 '삼시세끼'가 이토록 큰 인기를 끌었던 건 거친 듯 섬세하게 뭐든 척척 요리를 해내는 '차줌마' 차승원과 우리네 가장의 무거운 어깨를 보여주며 매일 낚시를 하러 나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오기 일쑤인 유해진의 부부 같은 케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들을 보조하는 손호준이 등장하면서 이 조합은 완성되었다. '삼시세끼'의 기획의도가 그러한 것처럼 이들은 섬에서 낚시를 하거나 채취를 해서(때로는 슈퍼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세 끼를 챙겨먹는 모습만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하지만 이 완전체가 다시 어촌편으로 돌아오는 데는 5년의 시간이 걸렸다. 어촌편 시즌3, 4는 이서진과 에릭, 윤균상이 출연했고, 2019년 차승원과 유해진은 어촌편 대신 '스페인 하숙'에 배정남을 더해 출연했다. 그래서 5년 만에 모인 '손이 차유' 완전체는 그 자체만으로도 시청자들을 반색하게 만들었다.
첫 회는 이들의 조합이 말하지 않아도 척척 일이 돌아갈 정도로 잘 맞는가를 보여줬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유해진은 불을 피우고 차승원은 오자마자 김치에 깍두기를 담그기 시작했고 손호준은 차승원을 찰떡같이 보조해줬다. 이들은 그저 추적추적 비 내리는 그 곳에서 수제비로 점심을 먹고 잠시 쉬었다가 해변에서 따온 전복으로 된장국을 끓이고 콩나물밥을 해먹는 그 과정을 보여줬다. 불 피운 아궁이로 따뜻해진 방 안에 둘러 앉아 맥주 한 잔 마시며 두런 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 그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은 힐링되는 느낌을 받았다.

◆고립을 힐링으로 바꾼 역발상
이번 시즌5는 만재도 아닌 죽굴도라는 무인도에서 촬영되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코로나19 때문이었다. 주민분들이 사는 만재도에 촬영팀이 들어가는 건 그 자체로 민폐가 될 수 있었다. 그래서 아예 사람이 없는 죽굴도에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베이스캠프를 마련해 들어갔다.
사실 조심스러울 수 있는 기획이 아닐 수 없었다. 왜냐하면 코로나19 상황에서 무인도 라이프를 즐기는 모습이 자칫 오해의 소지를 남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의 부유층들은 코로나19를 피해 자신들의 소유한 섬으로 들어가 호화로운 일상을 보내는 것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삼시세끼'는 이런 우려를 첫 회 만에 날려 보냈다. 조심스럽게 차승원과 유해진 그리고 손호준이 이번 편에 임하는 자세와 의도를 전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답답한 시국에 그들은 한 목소리로 "조금이라도 웃으셨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게다가 이들의 일상은 호화로움과는 거리가 먼 지극히 소소한 것들이었다. 빗속에서 겉절이를 담그고 걸어서 11분 정도면 다 돌아볼 수 있는 섬을 산책하고, 끼니를 챙겨먹는 소소한 일상들. 하지만 이 소소한 일상은 코로나19로 자발적인 고립의 삶을 지내고 있는 시청자들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힐링이 아닐 수 없었다.

◆ 더 간절해진 삼시세끼의 소중함
'삼시세끼' 어촌편5가 죽굴도라는 무인도에 들어가 마치 소꿉장난하듯 끼니를 챙겨먹으며 보내는 편안한 일상은 고립을 힐링으로 바꾼 역발상이 아닐 수 없다. 무인도는 다른 시각으로 보면 고립된 공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고립을 오히려 조용히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바꾼 건 그 곳을 함께 찾은 사람들의 끈끈한 관계 덕분이다.
결국 이 관전 포인트는 그대로 코로나19로 인해 고립된 일상을 보내는 시청자들 역시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이 어려운 시국을 넘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건넨다. 저들이 무인도에서 수제비와 된장찌개를 끓여가며 삼시세끼를 해먹는 재미에 푹 빠져 있는 것처럼, 우리도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한 끼를 챙겨먹는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
물론 애초부터 '삼시세끼'는 이런 고립된 곳에서의 일상의 즐거움을 전면에 꺼내 보인 바 있다. 정선편에서 첫 시도됐던 '삼시세끼'는 지금껏 여행예능들이 바깥으로만 떠돌던 것에서 벗어나 정착한 이들의 한가로운 한 때를 담아냄으로서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어디 푹 박혀서 세 끼나 챙겨 먹고픈 도시인들의 고립의 욕망을 건드렸던 것.
그래서 코로나19라는 시국에 등장한 이번 '삼시세끼' 어촌편5는 이 프로그램이 가진 진가를 더더욱 드러내는 면이 있다. 이 프로그램이 늘 보여줬던 우리가 별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지나쳤던 일상의 가치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도드라져 보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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