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20 세상 읽기] 대한민국의 전성기, 7080세대를 주목해야 한다

미래통합당
미래통합당 '점프7080' 의 김웅(서울 송파갑, 오른쪽부터), 김승(경기 시흥을), 김용남(경기 수원병), 이수희(서울 강동갑), 이창근(경기 하남), 김재식(서울 구로갑) 국회의원 후보가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치 세대교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효범 변호사
김효범 변호사

어느 한 노인이 공원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젊은 커플을 보고 '참 좋은 때다. 나도 전성기 시절에는 참 좋았는데'라고 혼잣말을 한다. 분명 공원 벤치에 앉아 있던 노인에게는 전성기 시절이 있었을 테고 그 시절 그는 젊고 누구보다 열정이 있었을 것이다. '전성기' 사전적으로는 '형세나 세력 따위가 한창 왕성한 시기'라고 정의되어 있다, 요즘 젊은 세대는 리즈시절이라고도 한다. 한 사람의 일생에 분명 전성기가 있듯 국가 또한 찬란한 전성기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역시 전성기는 지나간 것일까 아니면 아직 오지 않은 것일 까.

필자는 대한민국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경제주체 주역 모습을 보면 한 국가의 현 주소를 알 수 있고, 그들을 통해 대한민국의 전성기를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은 한국전쟁 이후 '베이붐 세대'라고 일컫는 '산업화 세대'에 의해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경제성장을 이루어냈고 대한민국은 점차 먹고사는 생존의 걱정을 지워나갔다. 다음 세대인 '민주화 세대'는 대한민국 사회가 급속하게 성장한 이면과 국가에 의해 개인의 인권이 억압되는 사회현실에 주목했다. 그리고 그들은 지속적으로 국가에 맞서 목소리를 내었고 결국 대한민국을 민주화 사회로 만들어 놓았다.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의 노력으로 대한민국은 경제 강국과 선진화된 민주사회라는 칭호를 전 세계로부터 얻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는 에코붐 세대가 경제주체의 주역으로 대한민국을 힘차게 이끌고 있다. 이들은 한국전쟁 이후 출생한 '베이붐 세대'의 2세로서 대한민국이 최고 호황을 누릴 때 태어났다. 그들은 '산업화 세대'로부터 압도적인 투자를 받았으며 그들로부터 산업의 기초 토대를 물려받았다. 그리고 선배들에 의해 선진화된 민주시민 의식도 자연스럽게 함양하였다. 그들은 앞선 세대들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았다. 그들은 태어난 순간부터 누군가와 비교되며 경쟁에 노출되었고 살아남기 위해 경쟁을 체득하며 그들의 노력들을 스펙이라는 이름으로 남겨놓기 시작했다. 그들은 기성세대들이 장벽을 쳐놓은 부분에 대하여는 경쟁을 과감히 포기하고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영역을 개척하여 다양한 부분에서 경쟁력을 만들어 냈다. 이들의 노력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제조업 일변을 산업 강국에서 문화·컨텐츠 강국, IT 강국 등 다른 저변으로 외연을 확장해왔다. 그리고 일찍부터 글로벌 마인드를 함양한 에코 붐 세대들은 세계 시장에서도 우수한 경쟁력을 보여주며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렇게 우수한 에코 붐 세대들이 경제주체의 주역이 되어 대한민국을 이끌고 있는 현재는 분명히 대한민국의 전성기가 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현실에서 현재의 대한민국을 전성기라고 보는 시선은 미미하다.

에코 붐 세대들은 태어난 순간부터 누군가와 비교대상이 되었고 끊임없이 경쟁에 노출되었다. 경쟁은 규칙이 공정하다는 전제 하에서만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각종 입시비리, 채용비리 등이 기성세대들에 의해 불거졌다. 공정한 경쟁인줄 알고 참여했던 일부 사람들은 경쟁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경쟁을 포기하게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은 무수한 인재를 잃게 되었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공정하다고 생각되는 공무원 채용 등 정량평가 영역에 몰리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으로 대한민국의 공공부문은 세계에서 유례없는 엘리트들로 구성되게 되었다. 결국, 공정한 경쟁이 정책적으로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에 7080세대들은 인적경쟁력을 드러내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다음으로 에코 붐 세대들의 정치참여 비율이 극히 낮으며, 그들을 위한 심도 있는 정책들이 부족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 사회처럼 계층 간의 특징이 뚜렷한 사회일수록 각 계층을 대변할 수 있는 정책들은 필수이다. 그러나 현실사회에서 정치권은 기성세대들이 장악하고 있고 에코 붐 세대의 숫자는 미미하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에코 붐 세대들을 위해 실시하는 정책들은 현실과 괴리감이 있는 경우가 많고, 다소 정책적 효용성도 떨어져 보인다. 이런 측면에서 에코 붐 세대의 정치권 진입은 필수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위한 자리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척박한 산업화시대를 살았던 기성세대들의 눈에는 에코 붐 세대는 나약하게만 보인다. 어려움을 모르고 자랐다보니 절약과 저축을 하지 않으며, 심지어 예의도 없는 것 같다. 기성세대들은 에코 붐 세대들이 경제주체가 되면 자신들이 이룩해 놓은 것을 망칠 것만 같다. 그래서 노파심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에코 붐 세대들은 그런 기성세대를 '꼰대'라고 부르며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세대 간의 갭은 커졌고 그들은 서로 소통하지 않았다. 이렇다보니 기성세대들은 에코 붐 세대들에게 자신의 자리를 물려주거나 자신들이 이룩한 것들을 나누어 주는 것에 인색했다. 즉, 계층 간의 뚜렷한 특징이 조화를 이룬다는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조화보다는 대립의 모습으로 지나오면서 에코 붐 세대는 중요한 것을 놓치고 말았다.

필자가 에코 붐 세대에 주목을 하는 것은 그들이 현재 대한민국의 경제주체의 주역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우수한 산업토대 위해 선진화 된 민주의식을 함양하였고, 산업화 세대인 부모들로부터 압도적인 투자를 받고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인적경쟁력을 갖추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의 개성으로 산업의 저변을 확대하면서 대한민국을 문화컨텐츠 강국, IT 강국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은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평가받지 못한다. 경제주체의 주역인 에코 붐 세대를 주목하고 그들이 겪는 문제점들을 분석하여 그들이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준다면, 대한민국의 전성기는 곧 도래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효범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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