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30주년인 올해 김형국 신임 관장을 맞이한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새로운 30년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90년 대구경북 대표 공연장으로 등장한 문예회관은 대구오페라하우스·대구콘서트하우스 등 공연장 전문화가 이뤄지며 새로운 정체성 정립에 대한 요구에 직면해있다.
이를 위해 김 관장은 지난달 3일 부임한 후로 한 달 간 세 가지 굵직한 운영 목표를 세웠다. 시립예술단을 중심으로 공연 기능을 강화하며 내부적으로는 조직 결속을 꾀하고 시를 상대로 사업(콘텐츠 제작) 예산 증액의 필요성을 설득할 계획이다.
김 관장은 우선 "문예회관은 전시 기능이 매우 잘 돼있고, 대구사진비엔날레는 대표 콘텐츠가 됐다"며 "이제는 공연 기능도 분발할 필요가 있다. 복합공연장의 기능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시립예술단 중심의 공연 콘텐츠를 간판으로 내세울 생각"이라고 했다.
그간 문예회관은 시립국악단·무용단·극단·소년소녀합창단 등 4개 시립예술단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그는 ▷예술단 작품 수준 향상 ▷예술단 운영 예산, 시스템 재구성 ▷예술단 공연 레퍼토리 확보 ▷우수 예술단원을 활용한 아카데미 사업 운영 등을 통해 시민에게 한 발 더 다가가고, 시민에게 더 사랑받는 예술단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4개 예술단이 함께 공연 콘텐츠를 만드는 합동 프로젝트도 중장기적으로 실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관장은 조직 내부적으로는 소통 강화, 협력 등 조직 결속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현재 300명 규모의 큰 조직으로서 조직 구성은 잘 되어 있지만 조직끼리 따로 노는 느낌이 강하다. 예술단은 예술단대로, 전시·공연 기획팀은 기획팀대로 각자 자기 일에만 충실해왔던 것"이라며 조직 간 소통·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을 구상 중이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직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직장은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직원과의 스킨십을 늘려 공감을 얻으며 변화를 꾀하겠다"고 했다.
김 관장은 '벤틀리도 기름이 없으면 나아가지 못한다'며 사업 관련 예산도 증액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수년간 총 예산 가운데 사업 관련 예산이 큰 틀에 있어서 변화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문예회관 하드웨어는 훌륭하고 예술단의 실력은 수준급이다. 그러나 콘텐츠를 업그레이드를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예산이 필요하다"며 "고정적, 소모성 지출을 쥐어짜고, 증액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왜 늘어나야 되는지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제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시대 공연·전시의 뉴노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김 관장은 소규모 앙상블로 연주단체를 꾸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는 소규모 공연을 구상하고 있다. 성당못 부용정(20여 명 수용)은 이런 공연을 세우기에 안성맞춤인 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활용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 나가는 동시에 온라인 공간을 통해 모두에게 노출되는 만큼 콘텐츠의 질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김 관장은 "대구시청 신청사가 완공돼 도시의 중심이 달서구 일대로 옮겨오면 문예회관이 제2의 전성기를 열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문예회관과 일대 둘레길에 야관 경관조명을 설치하고, 미디어 파사드를 상영하는 등 밤이 아름다운 문예회관으로 거듭나 누구나 찾고 싶은 공간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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