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외 학위·기량 논란…경북도립교향악단 '시끌시끌'

노조 "지휘자 학위 위조 의혹 감사"…지휘자 "현지 정상 교육과정 밟아"
외부선 "단원 기량 지적 갈등 심화"…道 "졸업 대학 공문 보내 확인할 것"

경북도립교향악단
경북도립교향악단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대구지역 지부(이하 노조)가 경북도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백모 씨를 둘러싼 가짜 학위 의혹을 제기하면서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노조는 13일 성명서를 내고 "노조는 이날 경상북도 감사관실에 경북도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백 씨의 학위 위조 의혹에 대하여 감사를 실시할 것을 요청하는 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백 씨가 러시아 파이스턴 국립예술대학교에서 2003년 취득하였다는 박사 학위인 DMA(Doctor of Musical Art)는 지난 2009년 11월 대법원이 정상적인 학위로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을 한 바 있다"며 해당 학위에 대해 '가짜 학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파이스턴 국립예술대학교 현 총장, 교육 담당 부총장에게 확인한 결과 2005년 이전 외국인에게 정식 학위를 수여한 사실이 없다고 확인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아울러 "백 씨가 졸업한 미국 하트포드 대학교 홈페이지에서 '아티스트 디플롬' 항목을 찾아보면 이는 학위를 취득하기 위한 것이 아닌 전문적인 연주기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에 불과하다"며 "상임지휘자 응모 과정에서 이를 학위라고 속였다는 의혹에 대해 감사해 진위 여부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학위 사칭 의혹도 제기했다.

경상북도 홈페이지에 기재된 백 씨 관련 이력사항. 경상북도 홈페이지 캡처
경상북도 홈페이지에 기재된 백 씨 관련 이력사항. 경상북도 홈페이지 캡처

실제 경북도청 홈페이지의 백 지휘자 소개란에는 'Univ. of Hartford 음악대학원(AD), Far Eastern 국립예술대학에서 오페라-심포니(DMA) 학위를 받았으며'라고 명기돼있다.

이에 백 씨는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국내 브로커 도모 씨를 통해 한국에서 수업을 받는 등의 방법으로 취득했으나 저는 현지에 직접 문의를 하고 정상적으로 교육과정을 밟았다"며 "피고인들이 받은 죄목을 단지 같은 학교에서 수학했다는 이유만으로 나에게 적용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한 음악인은 "단원들의 기량에 대한 지휘자의 지적이 오래 계속됨에 따라 단원과 지휘자 간 갈등이 심화됐고, 이에 지휘자의 학위 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것 같다"고 경북도향 사태를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유럽은 석박사 과정에 해당되는 학제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해 국내식으로 '학위다', '학위가 아니다'를 명확히 판단하기가 쉽지 않고 통상적인 기준에 따라 판단하게 된다"며 "이렇다 보니 학위 인정 여부를 두고 다툼이 생길 여지가 매우 많다"고 설명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백 지휘자는 러시아 학위 관련 재학증명서, 성적증명서, 졸업증명서, 등록금 납입 영수증 등 각종 증빙 서류를 도에 제출한 바 있다"며 "필요하다면 백 지휘자가 졸업한 러시아, 미국 대학교에 공문을 보내는 등의 방법으로 사실 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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