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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파묘' 김원웅, 통합당 향해 "찔리는 것 있나"

김원웅 광복회장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원웅 광복회장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복절 제75주년 경축식 기념사에서 '친일파 파묘' 등 진영논리를 부추겨 논란이 일고 있는 김원웅 광복회장이 17일 미래통합당을 향해 "펄펄 뛰는 이유는 뭔가 찔리는 게 있는 것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앞서 김 회장의 기념사 문제의 발언 직후 통합당에선 "모욕을 느낀다", "파직해야 한다", "깜냥 안되는 망나니짓" 등 강도 높은 비판이 나왔었다.

김 회장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국민 통합이 안 되는 이유는 친일 미청산 때문"이라며 "반성 없는 친일 세력을 끌어안는 것은 통합이 아니고 정의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경축식 기념사 발언의 연장선이었다.

또 과거 공화당, 민정당, 한나라당 등에 몸담은 전력으로 이같은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에 대해 그는 "비록 생계이긴 하지만 거기에 몸담았다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친일 청산도 원죄가 있기 때문에 외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김 회장은 광복절 기념사에서 보수세력을 '친일 반민족 세력'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박정희 정부 시절엔 공화당, 전두환 정부 땐 민정당 등으로 옮겨 국가 요직에서 일했었다. 이후 탈당해 노태우 정부 시절 민주당 후보로 14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4년 뒤 낙선하자 김대중 정부 시절 한나라당으로 옮겨 16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와 관련 통합당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김 회장은 박정희 공화당에 공채 합격해서, 전두환의 민정당까지 당료로 근무했다"며 "독재 잣대만으로 보면 부역자로 비난받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광주학살의 원흉들에게 부역한 전력이 있는 분이 어떻게 광복회장을 할 수가 있느냐"며 "지지율이 떨어지니 다시 토착 왜구 프레임을 깔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친일 청산을 외치는 것도 원칙에 충실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본인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이낙연 의원은 같은 날 한 라디오에 나와 김 회장의 발언에 대해 "해방 이후에 친일 잔재 청산을 충분히 하지 못한 건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는 것"이라며 "광복회장으로서 그 정도의 문제의식은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거들었다. 반면 당 대표 선거 경쟁자인 김부겸 전 의원은 "표현 등에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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