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에서 이벤트 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 6개월이 악몽 같았다고 했다. A씨의 회사는 주로 소규모 야유회, 물놀이, 동창회, 관공서 행사를 기획하고 장비를 대여해주는 곳인데, 코로나19 때문에 아무도 찾지 않으니 생계를 유지하기조차 힘들다는 것. 행사가 많은 4~5월이면 4천만~5천만원의 매출을 올리지만 올 들어 지금까지 손에 들어온 돈은 100만원이 채 안 된다는 게 A씨의 하소연이다.
A씨는 "매달 사무실 임대료 등 최소 유지비로 200만원 정도 나간다"며 "일전에 받은 소상공인 지원금과 모아둔 돈으로 하루하루 겨우 버티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여부 검토로까지 이어지면서 일감이 말라버린 이벤트업계의 보릿고개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벤트·행사 업종은 지난 2월 시작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모임·집회 자제로 줄줄이 행사가 취소됐다. 봄에 이어 여름철 성수기도 어렵게 겨우 버텼는데 9월로 넘어가는 이달 하순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망연자실한 상태다.
이들은 7월부터 코로나19가 다소 잠잠해져 야유회나 취임식 등 소규모 행사가 다시 잡히기 시작했지만 이번 재확산으로 줄취소를 맞았다며 울상이다. 특히 마지막 남은 가을 성수기까지 사라질 판이라 업계의 근심은 깊어지고 있다.
대구 북구에서 이벤트 업체를 운영하는 B씨는 단가를 낮춘 출혈 운영을 통해 일감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었는데, 최근 잇따라 취소 통보를 들었다고 했다. B씨는 "보통 두 달 전부터 준비를 해야 하는데 앞날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니 문의조차 없다"며 "가을철 체육대회는 매년 20건 정도 잡히는데 올해는 하나도 없다"고 했다.
업계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자 일부 운영자는 퀵서비스나 막노동 등 생계형 일용직에 발을 들이고 있다. 이벤트 업체 운영자 C씨는 4월 중순부터 도로 아스팔트로 포장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는 "직원 인건비 등 매달 300만원 정도의 고정비가 들어가는데 일감이 없어 미칠 것 같다"며 "요즘은 아르바이트 일만 하고 공사가 없는 날은 집에서 쉬며 지낸다"며 허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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