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가 극렬 보수세력과의 결별 의지를 내비친 미래통합당이 '손절' 작업에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통합당은 강경 보수와 어정쩡한 관계를 설정해오다 광화문 집회 이후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자 여권으로부터 극렬 보수세력의 배후로 지목되며 되치기를 당한 상황이다. 한때 더불어민주당을 앞섰던 지지율도 뒷걸음질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침묵 모드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6일 당 차원의 당무 감사 또는 징계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상대할 필요 없다. 무시하면 된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취임 당시부터 강경 보수와 선을 그어온 김 위원장은 탈이념·호남 포용 행보를 가속화하며 중도로 외연을 확장하면 자연스럽게 극렬 보수세력과 결별할 수 있다는 속내였다. 그런 그가 이전과는 달라진 면모를 보인 것이다.
앞서 주호영 원내대표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여론조사 전문가들로부터 통합당이 극우와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야 중도층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조언을 많이 받고 있고, 그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태극기 부대 등 극렬 보수세력 손절을 시사한 대목이다.
지도부가 총대를 메는 양상이지만 이에 힘을 보태는 당내 목소리는 찾기 어렵다. 하태경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가 "썩은 피 내 보내자"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 뒤에도 이에 동조하는 현역 의원들이 나오지 않고 있는 데서 보듯 당내 부담감은 여전해 보인다.
지도부의 당내 세력 기반이 취약하다 보니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 여파로 당무감사위원회가 정상 가동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일각에서 광화문 집회 참여 당원에 대한 당무감사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을 경우 화상감사가 불가피해질 수 있어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지기 힘든 구조다.
통합당 한 당직자는 "'전광훈 목사를 손절했으면 됐지 태극기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다'는 기류가 당 일각에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노년층 등 전통적인 지지층이 돌아서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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