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을 달군 일명 '시무 7조 상소문' 청와대 국민청원 글을 쓴 '진인(塵人) 조은산'의 정체는 30대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조은산 씨는 인천에서 두 자녀를 키우는 30대 가장이라고. 아울러 조은산은 실명이 아니라 필명.
이날 한국일보는 조은산 씨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며 이같이 소개했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조은산 씨는 지난 7월 14일 '치킨계의 다주택자 호식이 두마리 치킨을 규제해주세요'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을 올려 먼저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 청원은 어느 치킨 브랜드 회사 얘기를 한 게 아니라, 해당 회사 상호를 통해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었다고. 당시 청원에서는 '다주택자'를 '다치킨자', '일시적 2주택자'를 '일시적 2치킨'이라고 표현해 참신하다는 반응을 얻었다.
그런데 이 청원이 특정 회사 이름을 가리킨 탓에 비공개 처리되자 조은산 씨는 다음날인 7월 15일 곧장 '다치킨자 규제론을 펼친 청원인이 삼가 올리는 상소문'이라는 청원을 다시 올렸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한 '파직'(해임) 요구를 담은 이 청원은 이번 시무 7조 상소문과 비슷하게 문재인 대통령에게 '올리는' 상소문 형식이었다.
이어 재차 상소문 형식을 빌려 지난 8월 12일 올린 청원이 바로 이번에 전국적으로 '히트'한 '塵人(진인) 조은산이 시무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 청원이다.
다만 이 청원은 계속 비공개 처리돼오다 오늘(27일) 오후에야 공개되면서 본격적으로 화제가 됐다. 이 청원은 이날 오후 9시 27분 기준 동의 수 14만명을 넘겨 정부 답변 기준인 20만명에 6만명정도만 남겨둔 상황이다.

사실 조은산 씨는 지난 8월 24일에도 '진인 조은산이 뉴노멀의 정신을 받들어 거천삼석의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라는 청원을 등록한 바 있다. 이 청원의 비판(파직 요구) 대상은 앞서 올린 청원에서 지목한 김현미 장관에 더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등으로까지 확대됐다.
▶조은산 씨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작가 등 글 관련 일은 하지 않는 '박봉의 월급쟁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또 진인(塵, 티끌 진 / 人, 사람 인)이라는, 즉 '먼지 같은 사람'이라는 일종의 '호'를 필명 앞에 붙이는 이유로는 "일용직 공사장을 전전했던 총각 시절, 현장에 가득한 먼지와 매연이 제 처지와 닮았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은산 씨는 과거 故(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응원했고, 이후로는 진보도 보수도 아닌 정치적 입장을 가져왔다고도 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 이렇게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청원을 잇따라 올린 이유에 대해서는 "제가 가진 얕은 지식으로 현 시대를 보고 문제점을 느꼈고 그 부분을 얘기했을 뿐이다. 제가 지지하지 않는 정권을 향한 비판에 그치는 것이 아닌, 제가 지지하는 정권의 옳고 그름을 따지며 쓴소리를 퍼부어 잘되길 바라는 것이 제 꿈"이라고 일종의 '회초리'를 든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은산 씨는 "소신을 갖고 글을 쓰기 위해 평범한 소시민의 자리를 계속 지키고 싶다"며 향후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통한 그의 글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암시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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