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산장려보다 결혼장려…저출산 위기에 내놓은 달서구 대책

달서구청, 2016년 전국 최초로 결혼장려팀 신설
청년 만남까지 주선하면서 지금껏 121 커플 성혼

달서구청은 저출산 위기 해결책에 결혼장려정책으로 대응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2018년 월광수변공원에서 열린 달서결혼특구 선포식 모습. 달서구청 제공
달서구청은 저출산 위기 해결책에 결혼장려정책으로 대응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2018년 월광수변공원에서 열린 달서결혼특구 선포식 모습. 달서구청 제공

대구 달서구가 지역 저출산 위기 해결책으로 결혼장려정책을 꺼내들어 주목받고 있다. 단순 출산 장려보다 결혼에 대한 인식개선이 인구 감소와 고령화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한때 60만명을 넘길 정도로 빠르게 늘었던 달서구는 10년 전부터 급격한 인구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젊은 인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성서지역(장기동, 용산1·2동, 이곡1·2동, 신당동) 인구는 15만9천133명으로 2005년 19만9천427명을 기록한 이래 14년 연속 줄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줄어든 달서구 인구 2만5천586명 중 2만4천887명이 성서 지역 인구다.

달서구청은 저출산 대책으로 2016년 7월 전국 최초로 결혼장려팀을 만들면서 문제 해결에 나섰다. 기존 다른 지자체의 출산장려책보다 한발짝 나아간 개념이다. 결혼장려팀 신설 당시 달서구청은 지역 미혼남녀 1천명과 전문가, 주민을 대상으로 결혼문화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정책을 수립했다.

달서구청은 결혼장려팀 신설 배경으로 최근 청년들의 결혼에 대한 달갑잖은 인식을 꼽았다. 2018년 사회조사 결과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청년 비율이 48.1%를 기록,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황에서 저출산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현재 달서구청은 결혼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청년들을 대상으로는 '결혼전략 아카데미'와 '만남 전략컨설팅', '청춘, 결혼이 업그레이드다', 부모세대에는 '결혼전략 설명회', '자녀의 결혼생활 행복레시피' 등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결혼장려정책이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면서 주변 관심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다른 지역에서도 달서구 결혼 프로그램 벤치마킹에 나섰고 타 지역 미혼남녀들이 달서구 결혼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민관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달서구청은 결혼장려정책 수립을 위해 지역 전문가로 구성된 결혼장려 추진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고 지역 내 경찰서, 소방서 등 유관기관과도 사업 발굴에 협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달서구와 결혼장려사업 협력을 맺은 곳은 22곳에 달한다. 지역 주민들도 결혼친화 서포터즈단 결성으로 화답, 현재 40여명의 회원들이 미혼남녀 만남 주선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구청 결혼장려사업 중 청년들 호응이 가장 좋은 프로그램은 단연 '소개팅'이다. 달서구청은 결혼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이성을 만날 기회가 부족한 청년들을 위해 '결혼원정대' 프로그램으로 만남 행사를 주선하고 있다. 2018년부터 지금까지 달서구청이 주선한 자리에 참여한 청년만 632명, 실제 결혼까지 이어진 사례도 121건에 달한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1인가구가 전체 가구의 30%를 넘었고 최근 혼밥, 혼술문화가 확산되는 등 결혼에 대한 인식 문제가 심각하다"며 "저출산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심각한 문제로 출산장려정책에 앞서 결혼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 결혼장려가 새로운 저출산 문제 해결책으로 전국에 확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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