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태일 살던 남산동 고택에 '전태일기념관' 조성

(사)전태일의친구들, 열사가 살던 집 4억3천만원에 매입
기념관 조성할 뜻 내비쳐…콘텐츠 마련, 재원 조달은 과제

12일 오후 대구 중구 남산동 고(故) 전태일 열사의 옛집에서 유족 등이 문패를 달고 있다. 전 열사가 살았던 이 집은 사단법인
12일 오후 대구 중구 남산동 고(故) 전태일 열사의 옛집에서 유족 등이 문패를 달고 있다. 전 열사가 살았던 이 집은 사단법인 '전태일의 친구들'이 모금을 통해 최근 매입했으며 앞으로 복원 등을 거쳐 기념관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전태일 열사가 대구에서 살았던 집이 기념관으로 조성될 전망이다.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사)전태일의친구들은 12일 대구 중구 남산동 전태일 열사 집(남산동 2178-1번지)에 그의 이름을 새긴 문패달기 행사를 마친 뒤 이곳을 '전태일기념관'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곳은 열사의 가족이 1963년부터 1년 정도 방 2칸을 얻어 살았던 곳이다. 당시 열사가 쓰던 방은 현재 허물어져 없어진 상태다. 그러나 열사는 자신의 일기에서 청옥고등공민학교를 다녔던 이 때를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라고 회고하기도 했다. 청옥고등공민학교는 현재 명덕초교 강당 부지에 있던 야간학교. 1990년에 사라졌다.

(사)전태일과친구들은 정부나 지자체, 기업의 도움 없이 오로지 시민의 모금으로 기념관 조성에 착수할 수 있게 된 점이 뜻깊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설립된 (사)전태일과친구들은 설립과 동시에 남산동 주택 매입을 위한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50주기를 이틀 앞둔 이달 11일 3천여 명의 시민 모금을 통해 4억3천만원을 들여 주택 매입을 마쳤다.

기념관 조성 계획을 밝혔지만 갈 길은 멀다. 기념관 조성에 드는 비용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는 데다 어떤 공간으로 꾸려갈지에 대한 고민도 과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김채원 (사)전태일과친구들 상임이사는 "우선 열사가 살았던 셋방을 복원하고 본채는 최대한 원형을 보존해 열사를 기릴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기부자들에게 콘텐츠 관련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며 "정확한 기념관 조성 비용도 아직 모르는 상황이다. 구체적인 금액이 나오면 기부 콘서트나 전시회를 여는 등 모금 활동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태일 열사 50주기인 13일을 앞두고 전국 곳곳에서도 열사를 기리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서울 도봉구에서는 도로명주소위원회를 열어 전태일 열사의 옛 집터 인근 도로 이름을 향후 5년간 '전태일로'로 부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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