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 가족 행사 중 하나였던 김장 문화가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되는 모양새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가족간 감염 확산 사례가 나오면서 김장을 생략하거나 절차를 간소화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
지난달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전국 소비자 601명을 대상으로 김장 의향 및 김장채소류 수급 전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직접 김장을 할 계획인 가구는 62.1%로, 지난해 63.4%보다 감소했다. 시판 김치를 사겠다고 답한 가구는 23.9%로 같은 기간 4.7%P 늘었다.
김장을 하지 않거나 간략화하는 추세는 최근 김장 모임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확산할 조짐이다.
지난 21일 경기 고양시에서 발생한 확진자 중 2명은 인천 강화도 김장 모임을 통해 감염된 확진자의 가족이었다. 앞서 17일 경북 문경에서도 김장을 함께 한 일가족 4명 중 3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기도 했다.
김장을 꺼리는 분위기는 전통시장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서문시장에서 야채 장사를 하는 상인 A(75) 씨는 "요즘은 김장철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배추 판매량이 뚝 떨어져 예년의 3분의 1로 줄었다. 사더라도 주로 절여놓은 배추를 사간다"고 말했다.
김장 여부를 놓고 때 아닌 세대 간 갈등이 불거지기도 한다. 젊은층은 김치를 직접 담그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반면 노년층은 여전히 김장 문화를 가족의 정체성과 결속력을 확인하는 계기로 생각하며 중요시하는 것이다.
가족 간 친목 도모를 위해서라도 매년 김장을 한다는 B(82‧달서구 상인동) 씨는 "김장은 단순히 먹거리 확보가 아니라 문화다. 집집마다 김장을 하며 자기 집 김장 김치를 서로 맛 보여주면서 이웃 간에 정도 나눴다"며 "아무리 코로나라 하더라도 방역지침을 잘 지키면서 하면 된다. 집안의 입맛이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김장은 필요하다. "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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