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시 거부 의대생 정부 추가 기회 부여…시민들 반응 엇갈려

코로나 시국에 의료공백 막을 수 있어서 다행
공공의료 강화 기조 후퇴 우려, 다른 국시와의 형평성 논란

정부가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의사 국가고시 실기 시험을 상·하반기로 나눠 2차례로 치르기로 했다고 발표한 31일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의사 국가고시 실기 시험을 상·하반기로 나눠 2차례로 치르기로 했다고 발표한 31일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의사 국가고시(국시) 실기시험을 상·하반기로 나눠 2차례로 치르기로 하면서 대구시민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우려됐던 의료인력 공백을 막을 수 있다는 목소리와 함께 공공의료 강화 기조의 후퇴, 재응시 기회로 인한 형평성 문제 등도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1일 2021년도 의사 국시 시행 방안과 관련해 "내년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상·하반기로 나눠 2회 실시하기로 하고, 상반기 시험은 1월 말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의사 국시 실기시험은 하반기에만 치러져 왔는데 시험 기회를 한 차례 더 늘린 것이다.

시민들은 "내년도 신규 의사와 공중보건의 부족 사태를 막을 수 있게 됐다"며 대체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지역 한 개인병원 의사는 "코로나19 대비를 위해 원활한 의료 인력 배출이 시급한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 건강을 고려한 다행스러운 결정"이라고 했다.

공공의료 강화 기조가 후퇴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의대 정원 확대, 공공 의대 신설 등 정부 정책에 반발해 실기시험 응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의 입장에 변화없이 시험 기회를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공의료 강화를 지지한다는 한 시민은 "코로나19를 앞둔 상황에서 정부의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이지만 젊은이들이 '떼를 쓰면 정부는 다 들어준다'는 식으로 오해할까 걱정"이라고 했다.

다른 국가고시와의 형평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그간 재응시 기회 부여가 어렵다며 "다른 국가고시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수 차례 밝혀왔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의료 현장에 정부가 혼란만 부추겼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회사원 김모(37) 씨는 "향후 몇 년간 의료 인력 수급 문제로 발생할 부작용을 고려하면 당연한 결과였다. 코로나19로 의료 현장의 피로도가 높아진 상황에 그간 정부가 국민, 의사간 괜한 갈등만 일으킨 결과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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