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석열-이준석 갈등은 '李가 尹 입당 계획 흘렸다'는 의혹 탓?

중앙일보, 5일 소식통 인용 보도…"李·尹, 윤 측근만 알던 입당 날짜 보도에 일정 앞당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하며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하며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 간 갈등 양상은 지난해 '최측근만 알던 윤 후보의 국민의힘 입당 계획을 이 대표가 언론에 흘렸다는 의혹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중앙일보는 5일 정계 소식통을 인용, 이날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를 통해 상세 내용을 보도한다며 이처럼 밝혔다.

보도에서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 대표 부재 중이이던 지난해 7월 30일 윤 후보가 기습 입당한 것은, 이틀 전인 같은 달 28일 이 대표와 윤 후보를 만나 그의 입당에 합의하고 그 날짜를 8월 2일로 정한 가운데 이런 계획이 언론에 미리 보도됐기 때문이다.

권성동 의원과 신지호 전 의원 등 윤 후보 측근 3명은 당초 이 대표와 윤 후보 간 논의한 입당 일정을 모르는 가운데 지난해 7월 29일 저녁 윤 후보 배우자인 김건희 씨의 회사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에서 윤 후보와 만났다.

이들은 윤 후보에게 "국민의힘에 입당하라는 여론이 강하니 (지난해) 8월 5일까지는 입당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당시 이미 이 대표와 소통했던 윤 후보는 이들에게 "걱정 말라. 8월 2일 입당하겠다"고 답했다.

측근들은 윤 후보가 자신들 생각보다 일찍 입당하겠다는 말에 만족하고서 "2일 아침 열릴 최고위원회의에서 입당 세레모니를 한다"는 등 세부적인 계획을 짠 뒤 오후 10시쯤 헤어졌다.

이런 가운데 차를 타고 귀가하던 윤 후보 측근에게 인터넷 매체 기자가 전화를 걸어와 "윤석열이 8월 2일 입당하죠?"라고 질문했다.

해당 측근은 "그건 아니고, 초읽기 정도로 이해해달라"고 답했으나, 수분 뒤 인터넷 매체에 "윤석열, 8월 2일 국민의힘 입당한다"는 기사가 단독 보도됐다.

소식통은 "당시 '8월 2일 입당'에 합의한 사실을 안 사람은 윤 후보와 이 대표를 빼면 윤 후보 측근 3명 뿐이다. 이들이 7월 29일밤 회의에서 합의 사실을 안지 몇 분도 안돼 기사가 난 것을 보면 이 대표 측에서 흘린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는 게 윤 후보 판단이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외부일정을 마치고 서울 여의도 당사에 도착, 승강기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외부일정을 마치고 서울 여의도 당사에 도착, 승강기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상황이 급박하게 변하자 윤 후보 측근 3명은 광화문 이마빌딩 윤 후보 캠프에서 윤 후보를 만나 "'8월 2일 입당'안이 흘러나갔다. (하루 당겨) 일요일인 8월 1일 입당하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아니다. 오늘(7월 30일) 입당하겠다"면서 "8월 1일 입당하기로 하면 그 사실이 또 새어나가 미리 보도된다. 오늘 입당해야 한다"고 선언했다는 것이다.

측근들은 이날 입당 절차를 밟고자 했으나 이 대표는 지방 출장 중이었고, 김기현 원내대표도 휴가 중이었다. 이에 권영세 인재영입위원장에게 입당원서를 내는 것으로 '7월 30일 입당'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윤 후보는 7월 29일 오후 10시쯤 첫 보도된 자신의 '8월 2일 입당' 뉴스는 보도 시점으로 보아 100% 이준석 대표 측에서 흘렸을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해 분노했다"면서 "그가 보안유지를 중시해온 검사 출신인 점도 (이 대표를 대하는 그의 감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2년 신년인사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2년 신년인사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 측은 "이 대표가 7월 28일밤 윤 후보 집에서 윤 후보를 만난 것은 맞지만, 만나서 논의한 내용을 흘린 사람은 이 대표 측에선 없다. 그런데도 윤 후보가 당 대표가 지방 출장 중인 상황에 일방적으로 입당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두 사람이 첫 만남부터 이렇게 엇나간 것이 현재의 갈등 관계를 만든 한 계기"라며 "윤 후보가 5일 이준석 대표와 관련해 '대선을 위해 당 대표로서의 역할을 잘 할 거라 기대한다'고 했지만 워낙 갈등의 골이 깊어 제대로 공조가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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