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안보 토대 위에 평화 이뤄"…'힘에 바탕 둔 평화'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경북 영천시 육군3사관학교에서 열린 제57기 졸업 및 임관식에서 졸업생도들의 경례에 거수경례로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번영은 튼튼한 안보의 토대 위에서 이룬 것"이라며 "북핵 위기를 대화 국면으로 바꿔내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강한 국방력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맞물려 야권에서 '문재인 정부=안보 무능 정부'라며 공세를 펴는 데 문 대통령이 직접 반박 메시지를 낸 것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영천 충성대 연병장에서 열린 육군3사관학교 57기 졸업·임관식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최근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우월한 미사일 역량과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어떠한 위협도 빈틈없이 막아낼 한국형 아이언 돔과 미사일 방어체계도 든든하게 구축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북한과 대화에 치중해 안보에는 소홀했다'는 야권의 비판과 달리, 문재인 정부가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한 평화'를 구축하는 데 힘써왔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현 정권 들어 달성한 국방력 강화 성과를 상세히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군은 세계 6위의 국방력을 갖추고 국방개혁 2.0을 통해 최첨단 과학 기술군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최첨단 초음속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 1호기를 출고했고,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또 "조기경보기, 이지스함, 고성능 레이더는 한반도 주변의 안보 상황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초음속 순항미사일, 고위력 탄도미사일, F-35A를 비롯해 유사시에 대비한 초정밀 타격 능력도 강화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역시 최근 한반도 정세, 국제 정세와 맞물려 해석된다. 미사일 도발을 그치지 않는 북한에 대한 우회적 경고이자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높아진 국민의 안보 불안감을 달래려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한편,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12년 만에 3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했으며 건군 이래 최초로 5개 사관학교 졸업식을 모두 찾은 첫 대통령이 됐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국군간호사관학교, 2020년 공군사관학교, 2019년 해군사관학교, 2018년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졸업 생도들을 향해 "이 곳 충성대는 신라 화랑들이 심신을 수련하며 삼국통일의 꿈을 키웠던 곳이자 한국전쟁 당시 수많은 청년이 목숨을 걸고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낸 곳"이라며 "그곳에 1968년 육군3사관학교가 설립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충성대를 거쳐 간 장교들은 투철한 사명감으로 나라와 국민의 안보를 지켰다"며 "이제 여러분 차례다. 조국 수호의 소임을 완수해줄 것을 명령한다"고 했다.

또한 "3사관학교 1기 고(故) 차성도 중위는 지뢰를 밟은 척후병을 구하다 목숨을 잃었다. 살신성인 정신으로 참된 지휘관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며 "진정한 전우애는 서로 아끼고 배려할 때 커진다. 인권이 존중받는 선진병영문화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했다.

군대 내 성폭력 피해 문제나 인권 문제가 숙지지 않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