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 대통령 1년전엔 검찰총장…檢내 尹사단 부활할까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19년 7월 25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임 검찰총장 임명장을 받는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19년 7월 25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임 검찰총장 임명장을 받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3월 검찰총장을 사퇴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0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향후 검찰 인사에도 대격변이 예상된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진두지휘 아래 '검찰 개혁'과 '조국 수사'로 인한 정부-검찰 갈등 속에서 좌천됐던 '윤석열 사단' 특수부 검사들이 대거 주요 보직에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꼽혔던 윤 당선인은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을 거치는 동안 요직에 특수부 출신 검사들을 주로 기용했다.

윤 당선인은 2017년 5월 서울중앙지검장에 취임한 뒤 1차장검사 직무대리로 발령 난 윤대진(58·사법연수원 25기) 당시 부산지검 2차장과 손발을 맞췄다. 두 사람은 성씨가 같은 데다 화끈한 수사 스타일도 비슷해 검찰 내에서 각각 '대윤'(大尹)과 '소윤'(小尹)으로 불렸다.

윤 차장이 이후 인사에서 법무부 검찰국장(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이 자리는 이두봉(58·25기) 당시 4차장이 이어받았다. 공안·선거 사건을 지휘하는 2차장 자리에는 박찬호(56·26기) 당시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장이, 중요 반부패 사건 등 특수 사건을 지휘하는 3차장에는 한동훈(49·27기) 당시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이 임명됐다.

이들은 모두 과거 대검 중수부나 중요 사건의 특별수사팀 등에서 윤 당선인과 호흡을 맞춘 '특수통' 출신들이다. 이들은 윤 당선인이 2019년 7월 검찰총장에 취임한 이후 일제히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참모로서 윤 당선인을 보필했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며 승진을 거듭하던 이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수사를 기점으로 정부와 윤 당선인의 사이가 틀어지면서 주요 보직에서 밀려나기 시작했다.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서 조 전 장관 수사를 지휘한 한동훈 검사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전보됐고, 대검 공안부장으로서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을 지휘한 박찬호 검사장은 제주지검장으로 이동했다.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도 지방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특히 윤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꼽힌 한 검사장은 이후 '채널A 사건'에 휘말리면서 법무부 감찰과 서울중앙지검의 수사 대상이 됐다. 그는 이어진 인사에서 비수사 보직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연달아 좌천됐다.

'특수통' 들이 빠진 자리는 형사·공판부 검사들이 채웠다. 문재인 정부는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검찰 내 직접 수사 부서인 특수·공안부를 축소하거나 개편하고, 형사·공판부 출신 검사들을 중요 보직에 전진 배치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 승진 대상에서 밀리거나 지방·고검 등에 좌천됐던 특수·공안부 검사들이 다시 요직에 배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동훈 검사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의 폭행 관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검사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의 폭행 관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장 주목되는 건 한동훈 검사장이다. 27기 검찰 동기 중 '기수 1등'으로 꼽히는 만큼, 서울중앙지검장 또는 검찰국장 등의 요직을 맡게 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연수원 26기인 점을 고려하면 기수 순으로도 무리가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윤 당선인 역시 후보 시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가리켜 "이 정권에서 피해를 많이 보았기에 서울중앙지검장을 하면 안 되는 건가"라고 반문하며 그를 중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같은 인터뷰에서 언급된 또 다른 측근 검사장의 인사도 관심이다. 윤 총장은 해당 검사장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할지 묻자 "경쟁력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시스템에 따라 각자 중요한 자리에 갈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검찰 안팎에선 윤 당선인의 인사 편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그가 검찰총장 재직 시 이른바 '윤석열 라인'만 챙겼다는 불만이 검찰 내에 팽배했고, 결국 조직 내 갈등의 한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총장 시절의 인사 기용 패턴을 그대로 이어갈 경우 검찰 내분은 새 정부에서도 봉합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국민통합의 과제를 안은 새 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특수통'으로 꼽히는 일부 인사들에 편중되지 않고 인재를 두루 중용하는 탕평인사를 통해 친정인 검찰 내 통합부터 이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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