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영하 "대구시장 출마는 분명 제 의지… 朴 만류했다면 무조건 접었을 것"

[대구시장 후보 인터뷰] 유영하 변호사
"대구 오래 살았다는 정치인들, 3대 도시 이정도로 쇠락할 때까지 뭐했느냐"
'친박' 김재원에 "주장은 자유, 실체적 진실은 나중에 알게 될 것"
"尹-朴 회동 논의 진행 중… 취임식 참석, 정식 요청 오면 검토"

6.1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출마선언을 한 국민의힘 유영하 예비후보가 7일 오전 대구 달서구 두류동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6.1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출마선언을 한 국민의힘 유영하 예비후보가 7일 오전 대구 달서구 두류동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6·1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유영하 변호사는 "8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저의 후원회장으로서 그간 지지해주신 국민들과 대구시민들을 향해 일정 부분 말씀을 하실 예정이다"고 7일 밝혔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이 유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기로 한 이후 선거 국면에서 처음 내놓는 육성 지원 메시지로, 정치 인생 내내 '선거의 여왕'으로 통했던 그가 이번 지선에 미칠 파급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변호사는 이날 대구 달서구 두류동 선거사무소에서 진행된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으로서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여러 말씀을 하실 것이고 이는 내일(8일) 공개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 변호사는 대구시장 출마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대구는 '보수의 심장'이라는 자부심이 있고 나라가 힘들 때마다 위대한 결단으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도시"라며 "초등학교 6학년인 1973년에 대구를 떠났지만 늘 그리워했던 고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삼성병원에 계실 때 대구에 대해 자주 말씀하셔서 많이 들어왔다. 대구는 정말 애정을 가진 고향 같은 곳이라고 하셨고, 대구 달성에 있는 테크노폴리스나 대통령께서 재직 중에 하셨던 대구 창조경제 혁신센터에 대해 얘기하시면서 아쉬움이 많다고 하셨다. 대통령께서 말씀한 걸 듣고 저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한 끝에 한 번 해보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장 출마는 저의 의지가 강했고 3월15일 대구로 거처를 옮겼는데 마음 속으로 (출마를) 결심한 것은 그 이전"이라며 "(박 전 대통령에게) 결심을 말씀드렸더니 만류하거나 이런 건 없었다. 만류하셨으면 반드시 접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을 맡은 것에 대해선 "아직 건강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판으로 들어오시게 만든 것에 대해 일부에서 비난이 있다면 받아들이겠다. 제가 생각이 좀 짧았다고 얘기를 드릴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제가 안 하셔도 된다고 했어도 본인께서 결심하셨다면 그렇게 결정하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박 전 대통령이 '사저 정치'를 통해 정치권에 재등장하는 거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선 "사저 입주 때 달성의 의미, 인재 육성에 대해서도 얘기하셨지만 이미 지난 5년간 저에게 많이 하셨던 얘기"라면서 "창조경제와 한류문화 육성 등 임기 안에 마치치 못한 일에 대한 아쉬움이 크셨고 본인께서 현실 정치를 못 하니 앞으로 이런 일은 젊은 세대가 해줬으면 한다는 뜻"이라면서 별도의 정치적 행보를 걷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유 변호사는 대구 지역의 연고와 활동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두고 "대구에서 태어나 오래 살았다는 것만으로 대구를 모두 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저에게 '당신이 대구에서 무엇을 했느냐'라고 묻는 이들에게 거꾸로 묻고 싶다"며 "그렇게 대구에 애정을 가지고 오래 사셨던 분들은 지금 대구가 이 정도로 침체되고 쇠락될 때까지 도대체 뭐하고 있었냐고 되묻고 싶다"고 일갈했다.

그는 "출마는 자유이지만 선택은 시민들이 하시는 것"이라며 "히딩크 감독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님에도 월드컵 '4강 신화'를 써내려갔지 않느냐"고 말했다.

다른 경쟁 후보들에 비해 행정 경험과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구는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독불장군식이나, 기회주의적 리더십이 아니라 새로운 미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이나 정치경험이 있다고 잘 한다는 걸 보장할 수 없다. 어떤 비전을 갖고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보여줘야 알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6.1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출마선언을 한 국민의힘 유영하 예비후보가 7일 오전 대구 달서구 두류동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6.1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출마선언을 한 국민의힘 유영하 예비후보가 7일 오전 대구 달서구 두류동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단일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친박계(친박근혜)'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을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선 "주장은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그 주장이 실체적 진실과 같은지는 나중에 보면 알게 될 것"이라며 "그냥 쉽게 생각하면 된다. 후원회장을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뜻"이라며 견제구를 날렸다.

당내 경선 유력 경쟁자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대구 수성구을)에 대해선 "정치 경력도 화려하고 배울 점도 많다. 다만 현재 대구시민들이 요구하는 시대정신이 있다"며 "대구의 시대정신은 시민들과 담백하게 소통하고 아주 작은 약속도 실천하며 믿음을 줄 수 있는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의 만남과 관련해선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며칠 전에 당선인 측과 만나고 전화도 했다"며 "명시적으로 언제 얘기는 아직 없고, 그 협의가 주말쯤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윤 당선인의 취임석 참석 여부와 관련해선 "언론을 통해서 들었고 공식적으로 초청장이 전달되면 그 때 검토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유 변호사는 대구 최대 현안 사업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의 중앙정부 사업비 지원과 관련해선 "새 정부가 적극 국비 지원을 할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통합이전으로 합의가 됐기 때문에 조속히 후속 조치의 차질없는 추진이 필요하다. 기부 대 양여 방식은 시가 부지를 매각해 건설비를 충당하는 것으로 대구시 재정상황을 감안할 때 힘든 방식"이라며 "현실적으로 공항건설비를 충당하기가 어렵고 국비 지원을 받아야만 하는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특별법 개정은 더불어민주당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을 수 있다. 주관 부처 측면에서도 가덕도신공항과 달리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국방부와 대구시라는 점에서 더 애로사항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하지만 윤 당선인도 조기 건설은 물론 국비 지원까지 약속했다"면서 "대구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했고 그 지지율로 당선됐으니 대구 현안에 대한 해결을 정당 요구이고 저는 당당히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낙동강 수계 취수원 다변화 사업 추진 방안과 관련해선 "1991년 낙동강 페놀 오염 사태 이후 안전한 취수원 확보를 위해 지난 30여 년간 많은 분들이 노력해 지난 4일 맑은 물 나눔과 상생발전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며 "국무조정실에 협의회를 두고 추진 상황도 점검하기로 했는데 숙원사업의 큰 물꼬를 트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구미시 의원들과 사회단체들의 반발 등을 고려하면서 해평취수장 이외의 취수원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달빛고속철도, 경부선 고속철도 대구도심구간 지하화 등 교통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해선 "달빛고속철도는 영남과 호남 지역간 소통과 국민통합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경제적 타당성이 낮아 예타 면제가 되기 전에는 추진이 어렵다"며 "동서 교류를 통한 국가대통합의 명제 하에 예타면제사업 추진을 정부에 적극 건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부선 고속철도 대구 도심 구간 지하화 사업은 대선 기간 중 우리 당에서 남북으로 단절된 대구의 지도를 바꾸고 지하화 상부 구간에는 주거, 상업, 문화, 관광시설을 설치해 관광명소를 만드는 공약으로 제시한 것"이라며 "인수위는 물론 차기 정부와도 긴밀한 협의를 거쳐 성사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대구의 분양시장 침체 국면에 대해선 "현재 대구의 경우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정부에 대구 지역을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강력히 건의하고 분양심사절차를 강화해 공급물량을 조절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6.1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출마선언을 한 국민의힘 유영하 예비후보가 7일 오전 대구 달서구 두류동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6.1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출마선언을 한 국민의힘 유영하 예비후보가 7일 오전 대구 달서구 두류동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유 변호사는 대구시립박물관과 역사박물관 추진에도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품격 있는 문화도시'로서의 위상 확립과 지역 정체성을 확보하고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박물관이 필요하지만 기념관이나 역사관 등이 혼합된 역사박물관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나라가 어려울 때 개인을 희생하고 선공후사의 정신이 살아 있는 대구의 정서를 고려하면 대한민국 번영을 가져온 산업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역사박물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공약에 대해선 "윤 당선인의 핵심 공약이기도 한 디지털데이터 산업의 거점 도시로 만들기 위해 '대구 데이터산업단지'(가칭)를 조성하겠다"며 "이를 통해 수도권에 집중된 데이터 관련 기업을 관련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국가 데이터 허브센터의 대구 유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대구시민들을 향해 "누가 대구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누가 신뢰있는 사람인지 냉정한 판단을 부탁드리고 싶다. 품격 높은 1등 도시로 재도약할 대구를 함께 만들겠다"면서 "진정성과 인간에 대한 신뢰, 대구의 현재 상황에 대한 절실함, 대구의 도약을 위한 실천력 등에 바탕을 둔 새로운 미래에 가장 알맞은 후보가 저라고 자신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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