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탉의 우렁찬 소리와 함께 닭장에 아침이 밝았다. 부족함 없는 먹이, 케이지에 갇히지도 않는 자유로운 '꿈의 농장'에서 암탉들은 평화로움을 만끽한다. 어느 날 이곳에 품종이 개량된 암탉 한 마리가 새로 들어오며 갈등이 시작된다. 이 닭은 아주 당돌하게, 기존 암탉들이 해왔던 모든 당연한 것들에 딴죽을 건다. 언제나 변함없는 오늘을 살고 싶은 이들은 과연 새로 들어온 닭으로부터 농장의 평화를 지킬 수 있을까.
극단 한울림의 연극 '맛있는 새, 닭'이 7일부터 18일까지 대구 한울림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지난 2020년 열린 제37회 대구연극제 대상에서 사상 첫 6관왕을 달성한 작품이다. 남자 우수연기상, 여자 우수연기상, 최우수연기상, 무대예술상, 연출상, 대상 등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은 작품에서 보여주는 빈틈없는 앙상블, 거칠지만 도전적인 날 선 시선 등을 높게 평가했고, "대구 연극의 새로운 미래를 봤다"는 등의 찬사를 보냈다.

작품은 새로 들어온 씨암탉 한 마리로 인해 일상이 뒤흔들리는 닭장 속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자유'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대본을 쓰고 작품을 연출한 이지영 극단 한울림 대표는 어느 날 저녁 메뉴로 치킨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어? 닭들은 자기들이 맛있는 거 알까'란 의문에서 출발해 대본을 써내려가게 됐다고 한다.
이 대표는 "관객은 물론 대본을 처음 본 배우들까지도 이 작품을 인간을 빗댄 이야기로 이해하지만, 사실 인간의 입장을 대변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고 지극히 닭의 입장에서 글을 썼다. 연출을 하면서도 배우들에게 최대한 인간적 지성으로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며 "코믹하게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자유'에 대해 느끼고 생각할 거리를 찾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천정락, 김정연, 정선현, 석민호, 전소영, 박인경, 김현지 등 7명의 배우가 출연해 외모와 성격이 각기 다른 7마리 닭을 연기한다. 코믹한 몸짓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 가볍지만 깊이 빠져들게 하는 작품의 흡입력이 관람 포인트다.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 공연한다. 10일과 13일은 공연이 열리지 않는다. 관람료는 2만원. 만 13세 이상 관람가. 053-246-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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