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히잡 의문사' 아미니 죽음 40일째 …“영혼 돌아와" 이란 반정부시위 들불

곳곳서 시위 지속, 시아파성지 테러…15명 사망

히잡 미착용을 이유로 경찰에 연행된 뒤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망 40일째인 26일(현지시각) 이란 쿠르디스탄주 사케즈에 위치한 아미니 묘소 근처에 반정부 시위대가 몰린 가운데, 한 이란 여성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채 차량 위에 올라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히잡 미착용을 이유로 경찰에 연행된 뒤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망 40일째인 26일(현지시각) 이란 쿠르디스탄주 사케즈에 위치한 아미니 묘소 근처에 반정부 시위대가 몰린 가운데, 한 이란 여성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채 차량 위에 올라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돼 의문사한 이란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 사망 사건'이 40일째를 맞으며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각) 아미니 묘소가 있는 사케즈에는 1만여 명 규모의 시위대가 몰렸으며, 테헤란, 이스파한, 마샤드 등 30여 개 도시에서도 동조 시위가 벌어졌다. 이란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시아파에게 사망 40일째는 중요하다. 고인의 영혼이 사망 40일째 되는 날 잠시 돌아온다고 믿기 때문에 대대적 추모 행사를 연다.

현지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은 이날 "사케즈 교외에 있는 아미니의 묘에 1만여 명의 인파가 몰려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아미니의 묘 주변에서 "자유! 자유" "하메네이는 올해 축출될 것"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는 이날 정부가 아미니의 가족에게 묘 접근 금지 명령을 내린 데 대해 격분하면서 경찰과 물리적으로도 충돌했다.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거나 경찰 오토바이에 불을 붙이는 등 충돌이 격화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날 시아파 성지가 무장 괴한의 공격을 받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3인조 무장 괴한이 쉬라즈의 시아파 성지 샤체라그 모스크에서 총격을 벌여 최소 15명이 사망했고 40여 명이 다쳤다.

목격자들은 괴한들이 저녁 기도 시간에 모스크로 난입, 신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총격 이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IS)는 사건의 배후를 자처하고 나서며 사망자 수를 20명으로 추산했다. 이란 사법부는 괴한 중 2명은 경찰에게 붙잡혔고 1명은 달아났다고 밝혔다.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번 총격을 규탄한다. 그들이 후회할만한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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