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시 내 취약지 조사해 '군중 밀집도' 분석 통한 안전대책 필수"

군중 인재예방·관리 전문가 김한수 계명대 도시계획학과 교수
이태원 사고는 사전계획 부재, 초과밀, 군중 통제 실패 등이 원인
"지역 내 밀집 취약지 파악해 대규모 행사 때 대비를 해야"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및 경찰 관계자 등이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및 경찰 관계자 등이 '핼러윈 압사 참사'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김한수 계명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김한수 계명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고가 우리지역에서도 발생할 수 있기에 군중 밀집도를 분석해 대비하는 안전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명대 제공

"대규모 압사 사고는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우리 지역에 취약지를 찾아 군중 밀집 위험도를 분석해 사전에 대비해야 합니다."

군중으로 인한 인재 예방·관리 전문가인 김한수 계명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31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 이태원 참사와 같은 일이 우리 지역에서도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와 축제, 스포츠 이벤트 등이 곳곳에서 벌어지는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높아진 밀집도가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번 이태원 참사 원인으로 ▷치밀한 사전계획의 부재 ▷수용인원을 초과한 과밀 ▷군중 흐름의 통제 실패 ▷모호한 행사 주최의 문제 등을 꼽았다. 이 같은 원인분석을 바탕으로 같은 사고가 우리 지역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안전 대책에서 '군중 밀집도'란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중 밀집도는 야외나 실내, 골목이나 육교 같은 좁은 곳 등 공간적인 특성과 예상 참여 인원에 대한 분석을 통해 얼마나 밀집할 것인지를 시뮬레이션한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일상이 회복되면서 지역에서 다양한 행사와 축제가 열리고 있다. 특히 인구가 많은 도시에선 수용 가능한 인원을 넘어선 군중이 한꺼번에 몰려 대규모 압사와 같은 인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1년 일본에선 '아카시 불꽃놀이 보도교 사고'가 발생했다. 해안가의 불꽃놀이 행사를 보러 온 사람들이 전철역에서 해안으로 가는 좁은 보도교(인도교)를 지나다가 도미노처럼 쓰려졌다. 11명이 사망하고 24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특히 압력에 취약한 어린이 사망자가 9명이었다. 당시 사람의 밀도는 1㎡당 15명에 달했다.

이번 압사 참사를 계기로 도시 곳곳의 좁고 가파른 공간을 대상으로 밀집 취약지를 사전에 파악해 대규모 행사 시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참석인원 예측을 통한 적정 인원의 설정, 군중의 이동 경로 예상, 위험 구역 내 소통 대책 마련 등의 안전 조치를 사전에 수립하자는 것이다.

김한수 교수는 "사람들이 몰리는 지역 내 행사장이나 관광지, 경기장 등의 통행 흐름을 파악하고 밀집도가 높아 사고의 위험이 있는 곳에 안전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구조적으로 공간을 분리하고 통행 방향을 미리 설정하는 한편 안전요원을 배치해 군중 흐름을 통제하는 사전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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