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데이를 맞아 이태원을 찾은 인파 154명이 숨진 '이태원 참사' 나흘째인 31일 오후 4시, 두류공원 내 안병근올림픽유도기념관에 차려진 합동분향소에는 적막하고 무거운 공기가 맴돌았다. 참사 희생자들과 연령대가 비슷한 20·30대와 그 부모세대 뻘인 50·60대를 중심으로 대구 시민들의 추모와 애도의 발길이 이어졌다.
분향소 중앙에 놓인 향로, 촛불 좌우로 조화가 늘어선 합동분향소에는 차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추모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침통한 표정으로 헌화 및 분향을 마친 시민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성당동에 사는 60대 여성 A씨는 이날 합동분향소를 홀로 찾아 분향했다. A씨는 "서울에 30대 초반 아들 둘이 살고 있다. 사고 소식을 들은 이후에도 아들들 전화 연결이 안 돼 속을 태운 입장에서 유족들의 심정은 어떨 지 안타까울 뿐이다. 젊은이들의 목숨이 너무 아깝다"며 눈물을 훔쳤다.
또래들이 당한 참사에 모른척 할 수 없었다는 20대 여성 홍모 씨 역시 헌화 후 눈물을 떨궜다. 홍 씨는 "사건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에도 너무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운데 유족 심정을 상상할 수도 없다. 다른 사람들도 우선 유족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이번 사건에 대해 말씀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또 다른 20대 여성 박모 씨는 "같이 이번 핼러윈에 분장하고 거리에 나갔던 사람으로서 너무 안타깝고 남의 일 같지 않게 여겨졌다"며 "뉴스로 보던 장면들이 아직도 눈에 아른거린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단체장들과 정치권 관계자들도 분향소를 찾아 애도를 표하는 한편 재발방지를 위한 역할을 다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오후 4시쯤 대구시 간부들과 분향소를 찾아 "예기치 못한, 어처구니 없는 참사였다. 보완대책을 강구해야 하고 대구지역 사상자에 대해서는 정부 방침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도 오후 4시 30분쯤 시교육청 간부들과 함께 분향소를 방문해 조의를 표했다.
강 교육감은 "가슴이 너무 먹먹하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안타깝다"며 " 매번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두번 다시 이런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학교주변 아이들의 안전을 더 꼼꼼히 챙기고 교육현장에서의 대응책을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시는 별도 종료시점까지 합동분향소를 24시간 운영하기로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유족들과 아픔을 나누려는 시민들이 추모의 예를 올리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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