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3일 자신이 이문열 작가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국민의힘 상황에 빗댄 기자회견을 하자, 같은날 홍준표 대구시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어찌 우리 당 대통령(윤석열 대통령)을 무뢰배 엄석대에 비유를 하나? 우리 당 대표까지 지낸 사람(이준석 전 대표)이 민주당보다 더한 짓을 하는 건 예의도 아니고 도리도 아니다"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이준석 전 대표는 5일 오전 10시 28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책 이야기만 했는데 홍준표 시장님도 엄석대에서 누군가를 연상하셨다"면서 "그렇다면 누군가가 홍준표 시장님에게서 체육부장을 떠올리는 것도 존중받아야 될 자유"라고 했다.
체육부장(강동규)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 엄석대의 측근들 중 가장 서열이 높다.
그러나 작품 말미 새로 온 선생님이 급장 엄석대의 각종 비행을 파헤치는 시도를 하자, 이에 동조해 엄석대를 비판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때 체육부장 강동규의 말을 가리킨듯 이준석 전 대표는 홍준표 시장에게 "연습하시라. '저 ㅁㅁ 순 ㅁㅁ ㅁㅁ에요'"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 대사는 이 작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ㅁㅁ'와 'ㅁㅁ ㅁㅁ' 둘 다 비속어이다. 체육부장 강동규는 급장 엄석대를 두고 "저 ㅁㅁ 순 ㅁㅁ ㅁㅁ에요"라며 "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모두 저를 시켰어요"라고 이유를 들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앞선 기자회견 당시 자신이 엄석대에 비유한 인물을 구체적으로 가리키지 않았다. 다만 엄석대에 저항하는 작품 속 인물 한병태를 두고는 자신이 지원 사격 중인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후보들(천하람 당 대표 후보,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이라고 비유했다.
이에 언론 보도 등을 통해서는 '엄석대=윤석열 대통령'이라는 해석이 제기됐고, 또한 측근 서열 1위인 체육부장 강동규를 비롯해 황영수, 김문세, 박원하 등 엄석대의 측근들을 두고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연상시킨다는 풀이도 더해졌다. 그러면서 '엄핵관'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졌다. 현실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소설(1987) 및 영화(1992) 속 인물들을 거꾸로 비유한 셈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엄석대 권력을 떠받들면서, 그가 만든 해괴한 시스템 하에서 누릴 건 누리고 남을 린치하는데 앞장서던 그들이 담임이 엄석대의 비행을 적어내라고 하자 누구보다 앞서 그를 고발하고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는데, 엄석대를 비판한 인물들 중 체육부장 강동규도 꼽혔다.
이어 이준석 전 대표는 홍준표 시장을 체육부장 강동규에 비유하는 목소리도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앞서 홍준표 시장이 자신을 비판한 것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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