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택배노조의 쿠팡 어린이집 앞 집회, '자장가'보다 큰 시위 구호로 아동들 트라우마 우려 커"

서울 강남구 선릉역 4번 출구 인근에 위치한 쿠팡의 물류 자회사 쿠팡 로지스틱스(CLS)의 건물, HJ타워 앞에서는 지난 26일 민주노총 택배노조원들이 모여 "뭉치면 주인되고 흩어지면 노예된다"는 구호를 외치며 시끄러운 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의 장소는 바로 쿠팡 직장 어린이집 바로 앞이었다. 집회 현장에서 넘어오는 큰 소리로 낮잠을 자는 아동들이 불안해하는 모습을 본 어린이집 교사는 "지속되는 소음이 아이들에게 트라우마가 될까 봐 걱정된다"라며 우려를 표현했다.

쿠팡 어린이집 앞에서 열린 집회를 소음으로 인해 잠들지 못한 어린이가 바라보고 있다. 어린이집 교사는 어린이들에게 트라우마가 남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쿠팡 어린이집 앞에서 열린 집회를 소음으로 인해 잠들지 못한 어린이가 바라보고 있다. 어린이집 교사는 어린이들에게 트라우마가 남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택배노조 집회가 열린 HJ타워 건물 3층에 위치한 쿠팡 어린이집에서는 집회 구호 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고스란히 들려오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은 노조 측이 앞으로 한 달 간 매일 아침, 점심, 저녁으로 집회를 계속할 예정이라는 발표 이후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집 앞에서의 노조 집회가 가능한 이유는 현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 '구멍'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집시법 8조에서는 유치원이나 초중등학교, 특수학교 등의 집회와 시위를 제한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만, 어린이집은 그 예외로 되어 있다.

시위현장 인근에는 아이들의 안전한 생활을 위해 소음유발 행위를 삼가해달라는 당부가 담긴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다.
시위현장 인근에는 아이들의 안전한 생활을 위해 소음유발 행위를 삼가해달라는 당부가 담긴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 CLS는 "택배노조 간부가 최근까지 해당 대리점 등기 임원인 점을 고려하면 노조가 해고하고 CLS 탓으로 돌리려는 자작극이 의심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택배노조 집회로 인해 서울 강남 선릉역 인근에서의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다. 집회 때문에 도로가 막혀서 통행이 어려워진 것은 물론, 집회 소음으로 인해 상권이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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