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베트남 트엉 국가주석 정상회담…"2030년까지 40억불 유상원조"

尹대통령 "북한 핵·미사일 안보 위협, 양자 공조 강화할 것"
트엉 주석 "한반도 비핵화 기여 준비돼 있다"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이 23일(현지시간) 하노이 주석궁에서 열린 한·베트남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보 반 트엉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외교·안보 분야는 물론 개발협력, 경제·산업 협력 강화에 뜻을 모았다. 북핵 대응 공조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2030년까지 40억 달러 유상원조, 2030년까지 고역액 1천500억 달러 목표 달성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하노이 주석궁에서 트엉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공동 언론 발표에 나서 "베트남은 우리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 구상 이행에 있어 핵심 협력국"이라며 "북한 핵·미사일은 역내 가장 시급한 안보 위협으로서 베트남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및 양자 차원 모두에서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오전 9시 15분부터 95분간 주석궁에서 소인수회담, 확대 회담을 차례로 열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이행을 위한 행동 계획을 채택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외교·안보 분야와 관련,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3월 양국 국방장관 회담 정례화에 합의한 데 이어 이번에 외교장관 회담도 연례화해 전략적 소통을 심화하기로 했다"고 했다.

베트남에 대한 개발협력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향후 7년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 한도를 기존 15억 달러에서 20억 달러(한화 2조6천70억원)로 확대 갱신할 예정"이라며 "20억 달러 규모 경협증진자금 협력 약정도 첫 체결, 2030년까지 총 40억 달러의 유상원조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경제·산업 협력 강화에도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2030년까지 교역액 1천500억 달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제협력을 더 가속하기로 했다"며 "'원산지 증명서 전자교환 시스템'(EODES) 개통을 통해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의 원활한 이행을 꾀하겠다"고 했다.

EODES는 원산지 증명서 정보를 관세당국 간 실시간 교환하는 전자 시스템이다. 통관 과정에서 효율성이 한층 증대될 전망이다.

이 외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수소 생산, 스마트시티,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미래세대 교류 증진을 위해 베트남 내 한국어 교육 지원, 장학생 초청 등 사업도 확대하기로 했다.

트엉 주석은 언론 발표에서 "양자 관계와 공동 관심사인 역내 관계를 깊이 논의해 수많은 중요 공감대를 형성했다. 양국은 정말로 서로에게 유수한 파트너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방산 협력에서 기술 이전과 구체적인 사업을 만들어내고, 초국가 범죄 및 테러 방지, 비전통적 안보 대응 협력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공감대를 달성했다"며 "베트남은 한반도 정세를 예의주시한다. 한반도 비핵화에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