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농사 하루아침에 다 떠내려갔어요."
18일 예천군 감천면 진평2리에서 만난 이재수(68) 씨는 자신의 과수원 앞에서 고개를 떨궜다. 마을 입구에 있는 이 씨의 과수원은 지난 15일 내린 폭우로 하천이 범람해 2천㎡에 심어진 11년생 사과나무 300주가 모조리 쓸려 내려갔다.
이 씨는 이날 새벽 마을에 토사가 쏟아지면서 주택과 창고 등이 매몰돼 고령자들을 마을회관으로 대피시킨 뒤 과수원을 달려왔으나, 피해는 생각보다 컸다.
이후 과수원을 지키고 있는 이 씨는 "물이 빠지면서 과수원 가운데에 모랫길이 생겼고 물에 쓸려가지 않은 나무는 절반이 모래에 묻혀있었다"고 했다. 이 씨는 한 그루라도 살려보려 애썼지만 삽 한 자루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
이 씨는 은퇴 후 고향마을로 귀향하기 위해 11년 전, 직접 부친의 땅에 사과나무를 심었다. 직장생활을 할 당시에는 주말마다 부산에서 이곳으로 와 사과나무를 가꿨다.
그리고 귀향한 것은 8년 됐다. 보통 사과나무는 10~15년이면 사과가 많이 달리고 상품이 좋다고 알려졌기 때문에 이 씨는 11년 차인 올해부터 사과 수확의 단꿈을 꾸고 있었다. 그러나 집중호우는 이를 한 순간에 앗아갔다.
이 씨는 "객지생활 다 정리하고 아내가 나의 고향에 와 그간 고생을 많이 했다. 서툴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땀의 보람을 얻을 줄 알았다. 10년 꿈이 한순간에 날아가버려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씨의 다른 과수원도 토사가 무너져 흔적조차 없이 사라진 상황이다. 이 과수원은 마을 위쪽에 있어 붕괴 위험 때문에 복구 작업은 손도 못 댄다.
이 씨는 "올해는 사과 굵기도 잘 나왔고 생육도 좋아 800상자 정도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돈을 벌어 그간의 자재비를 좀 정리하고 그동안 고생한 아내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려 했는데 되레 걱정만 주게 돼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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