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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청년회장, 산사태 직전 할머니 업고 500m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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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집중호우 속 활약한 영웅
"산사태 났다" 전화 받고 달려와…거동 불편한 노부부 도와 피신
구조자 "날 살린 사람" 울음 왈칵

황진회 부석면 소천2리 청년회장이 당시 할머니를 업는 모습을 제연하고 있다. 황 씨는 이날 할머니를 등에 업고 500m 떨어진 마을회관까지 달렸다. 마경대 기자
황진회 부석면 소천2리 청년회장이 당시 할머니를 업는 모습을 제연하고 있다. 황 씨는 이날 할머니를 등에 업고 500m 떨어진 마을회관까지 달렸다. 마경대 기자

집중호우 속에 위험을 무릅쓰고 인명 구조에 나선 이웃들의 이야기가 훈훈함을 안겨주고 있다.

경북 영주시 부석면 소천2리 청년회원들은 지난 15일 오후 3시쯤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주택에서 침수 직전의 위기 상황에서 어르신들을 구조해 냈다. 마을 청년회장 황진회(65) 씨는 이날 이장 신현구(64) 씨로부터 "산사태가 발생했다"는 긴박한 전화를 받고 집에서 150m 떨어진 권모(90) 할아버지 집으로 달려갔다. 그곳엔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있었고, 신 씨는 우선 할머니를 등에 업고 500m 떨어진 마을회관까지 달려가 안전하게 피신시켰다.

뒤이어 도착한 이 마을 청년회원들은 집 앞에 있던 할아버지를 부축해 역시 마을회관까지 모셨다.

황진회 부석면 소촌2리 청년회장이 산사태 당시 긴박했던 순간을 설명하고 있다. 황 씨는 이날 할머니를 등에 업고 500m 떨어진 마을회관까지 달렸다. 마경대 기자
황진회 부석면 소촌2리 청년회장이 산사태 당시 긴박했던 순간을 설명하고 있다. 황 씨는 이날 할머니를 등에 업고 500m 떨어진 마을회관까지 달렸다. 마경대 기자

황 씨는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할아버지는 집 밖에 나와 '살려 달라'고 고함치고 있었고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는 침대 밑까지 물이 차고 집 뒤에서 토사가 밀려오는데도 침대에 그대로 누워 계셨다"며 당시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붕괴 직전이어서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곧바로 업고 500m 떨어진 마을회관으로 달려다.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고 했다.

황 씨는 "할머니를 업고 달릴 때는 힘든 줄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할머니가 엄청 무거웠다"며 환하게 웃었다.

현재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이 마을 청년들의 도움으로 마을회관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안정을 찾고 있다.

마을회관에서 만난 할머니는 황 씨를 발견하자 "이 양반 날 구한 사람이다. 날 업고 회관까지 달려왔다"며 손을 붙잡고 왈칵 울음을 쏟아냈다.

신현구 이장은 "집 뒤 산에서 물이 많이 내려와 긴급하게 청년회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가까이 있던 회원들이 먼저 도착해 침수 직전의 어르신들을 구조했다"며 "청년회원들은 이날 주민 20여명을 안전지대로 긴급 피신시켰다"고 전했다.

이재원 영주시의원은 "평소 동내 길흉사와 풀베기 등 궂은일을 도맡아 해 오던 청년회원들이 이날도 신속하게 움직여 위기 일보 직전에 어르신들 구출해 냈다"며 "평균 나이가 64세가 넘었지만, 시골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청년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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