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 일직면 용각리 일대에 들어설 계획인 방위산업체 생산시설(매일신문 10월 11일)을 둘러싸고, 안동시의회가 입주를 제한하는 조례 개정에 나서면서 주민 간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
입주반대대책위 측은 시의회의 조례 개정 움직임에 맞춰 지난 9월부터 안동시청 정문에서 근조화환을 설치하고 조례 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기업 유치를 막는 '과도한 자치 입법'이라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조례 반대 여론도 거세고 일고 있다.
◆조례를 둘러싸고 찬·반 집회로 몸살
최근 안동시청 앞에는 방산업체 유치를 찬성하는 주민들의 '맞불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찬성 주민들은 방산업체 유치를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계기로 보고 있다. 인구 감소와 청년층 유출이 심해지는 농촌에 기업이 들어설 경우 직접 고용은 물론 협력업체와 물류, 음식·숙박 등 연관 산업으로 낙수효과가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찬성 측 주민들은 '고령화된 용각리를 살리자', '용각리는 젊은이가 필요하다' 등의 구호를 앞세워 조례 개정 반대와 '안동시 지역 발전 및 기업유치 주민 의견조사'를 벌이고 있다.
주민들은 직원들을 위한 관사와 각종 편의시설이 조성되고, 상시 근무인력이 지역에 정착하면 생활인구와 지역 내 소비가 늘고 주변 상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방산 산업단지가 본격 조성되고 관련 시설이나 입주기업이 늘어나면 사업 규모 역시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채용 인원과 지역 내 소비, 생활편의시설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여 찬성 측은 중장기적인 파급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반대 측은 화재·폭발 가능성과 소음, 환경오염 등에 대한 우려를 이어가고 있다. 생산품목과 시설 규모, 안전관리 대책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검증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민 간 갈등도 폭발 직전
방산업체가 들어설 용각리는 4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돼 있다. 주민등록상 86세대 133명이지만 실제로 상·중용각리에 30여명, 새용각리에 25명, 본동에 40여명 등 100여명이 살고 있다.
중용각리 일대에 방산업체가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부지 매입 등에 나선 것은 이미 2~3년 전부터다. 문경에 공장이 있는 방산업체가 생산시설을 만든다는 소식은 올 상반기부터 전해지기 시작했다.
'방산업체 입주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7월 초부터 집회 신고와 함께 본동 마을회관 앞과 시청 앞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마을 곳곳에는 반대 측 대책위가 내건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
이 과정에서 반대 측은 용각리 이장이 '반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안동시에 '이장 불신임 동의서'를 주민들에게 받으면서 주민 간 갈등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반대 측 불신임 동의서가 8월 중순 제출됐지만 '주민 3분의 2 이상 동의해야 한다'는 규정에 맞는지 검증하는 동안 이장 측이 주민 3분의 2 이상의 서명을 받아 '이장 해임 반대 주민 동의서'를 제출하면서 일단락 됐다.
마을에서 만난 주민 A씨는 "이장 해임이나 집회 참석을 두고, 찬·반 양측에 주민들이 이리저리 내몰리고 있다. 이장 해임 관련 서명도 찬반 양측에 모두 서명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며 난감해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일부 안동시의원이 특정 편에 서면서 주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시의회는 하루빨리 조례에 대한 입장과 주민 설명을 통해 이웃간 같은 장소에서 부딪히는 볼썽사나운 꼴이 없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포퓰리즘이 기업 유치 막아"
김순중 안동시의원이 지난달 대표발의한 '도시계획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화약류 관련 시설에 대한 개발행위 허가 세부기준을 신설하고, 주거지역 등과 이격거리를 500m로 강화하고 있다.
이 조례는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조례 개정 성격과 내용에 대해 시의회 내부에서 논란이 일면서 이재갑 시의장이 본회의 상정을 보류해 놓은 상태다. 22일부터 시작된 임시회에서도 논란이 불거질 태세다.
안동시의회가 법제처로부터 '자치입법 행위'라는 해석을 받았지만 '화약류 관련 시설'을 겨냥한 조례 개정에 대한 지역사회 반발 기류는 확산되고 있다.
안동상공회의소는 최근 도심에 현수막을 내걸고 '기업유치 가로막는 규제 조례 개정 반대' 목소리를 공식화하고 있다. 재정 기반이 열악한 중소도시에서 기업유치는 지역발전의 희망이라는 것이다.
상공인 A씨는 "이 조례가 통과되면 앞으로 위험시설물은 물론 각종 기업 입주를 조례로 막아 달라는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질게 불 보듯 하다"며 "이는 인기에 영합한 대표적 포퓰리즘 사례로 남을 것"이라 말했다.
특히 일부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상위법인 산업입지법을 거론하면서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만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산업입지법 제21조는 산업단지 조성 실시계획 승인 때 관계 기관과 협의한 사항에 대해 국토계획법상 도시·군관리계획 결정, 개발행위허가, 도시·군계획시설사업 실시계획 인가 등을 받은 것으로 보는 '인허가 의제'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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