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원스톱기업투자센터 1주년…"TK신공항은 '게임 체인저' 내년 대기업 유치 활동 본격화"

기업 투자 유치 괄목할 성과…1년간 22개 기업서 4조5천557억원 투자 유치
2과 6팀 31명 '드림팀'…첨단·서비스·제조 중심 기획
엘앤에프·롯데 등 거대 기업 육성정책 따라 애로사항 지원

대구시 원스톱기업투자센터가 출범 1년을 맞았다. 대구시는 지난해 8월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유관 기관 15곳과
대구시 원스톱기업투자센터가 출범 1년을 맞았다. 대구시는 지난해 8월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유관 기관 15곳과 '대구시 원스톱 투자지원단' 협의체를 구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구시 제공

대구의 기업 지원·투자 유치 '컨트롤 타워'로 기능하고 있는 대구시 원스톱기업투자센터(이하 센터)가 출범한 지 1년을 넘겼다. 센터는 지난해 7월 22일 처음 설치됐고 당해 10월 7일 투자유치 기능을 포함한 기구로 개편되면서 지금 형태를 갖췄다.

이후 기업 투자 유치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센터는 지난 1년 동안 모두 22개 기업과 협약을 맺고 4조5천557억원 상당의 투자 약속을 받아냈다. 2012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센터 설치 전 10년 동안 유치한 기업 투자 규모 4조8천143억원에 가까운 규모다. 1년 만에 과거 10년에 맞먹는 성적을 낸 것.

김광묵 센터장은 센터 설치 배경을 두고 "기업이 투자만 결정하면 인허가, 행정 절차를 일괄 처리해 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시장님 판단 아래 센터가 설치됐다. 기업 일정에 맞춰 빠르게 공장을 건립하도록 해 주고, 정책적으로 지원해 주는 게 단순히 보조금을 투입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 투자를 유치하는 부서와 지원하는 부서가 한 센터에 있으니 아주 효율적이다. 기업이 새로운 곳에 입주하려면 건축 인허가를 포함해 검토해야 할 사항이 많은데, 예전에는 필요한 기능이 여러 부서에 나뉘어 있다 보니 투자 유치 협약만 맺고 후속 조치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 지역 발전 가능성으로 기업 투자 설득

센터에는 투자유치과와 기업지원과가 소속돼 있다. 2과 6개 팀으로 이뤄진 형태다. 모두 31명이 활동 중이다. 첨단 산업과 서비스 산업, 제조업 등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 유치를 기획하고 지역 기업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를 해소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센터는 주요 성과로 2차전지 양극재 기업인 '엘앤에프' 사례를 꼽았다.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에 본사를 둔 엘앤에프는 대구 상장기업 중 시가총액 1위를 찍고, 지난해 12월 지역에서 처음으로 '10억불 수출'을 달성한 유력 기업이다.

대구시는 지난해 8월 18일 엘앤에프와 6천500억원을 들여 달성군 구지면 국가산단 2단계 부지 안에 9만9천378㎡ 규모로 제3공장을 짓는 투자협약을 맺고, 예정대로 내년 5월부터 공장을 가동하도록 전력, 도로 등 기반시설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이 협약은 센터가 출범한 지 1달여 만에 이뤄졌다. 엘앤에프 사례가 이후 다른 기업 투자를 유치하는 데 한몫했다는 게 센터 설명이다.

수성알파시티 내 롯데복합쇼핑몰 사례도 빼놓을 수 없다. 2014년 용지 분양으로 첫발을 뗐으나 반복된 설계 변경으로 지지부진하던 쇼핑몰 건립 사업은 지난 3월 10일 쇼핑몰 건립 신속 추진 협의 체결을 계기로 속도를 내고 있다. 대구시는 이 협의에서 쇼핑몰 개장 시기를 2026년 9월로 못 박았다.

센터가 지원하는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대상 기업, 유관 기관 대표자가 참여하는 '3자 협의체'도 운영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전국 사업장 10여 곳 가운데 대구의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전언이다.

김 센터장은 투자 유치 노하우에 관해 "기업들이 사업을 확장할 때 여러 입지를 두고 평가를 한다. 정주 여건이나 부지 가격, 입지 적정성, 해당 지역의 산업 육성 정책, 향후 발전 가능성 등 평가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의 경우 사실 내륙에 있기 때문에 약간의 불리함이 있다. 이 부분을 극복하려면 지역에 '비전'이 있어야 한다"면서 "자치단체장의 의지, 영향력과 '게임 체인저'가 된 대구경북 신공항을 앞세워 기업들에 '대구에 오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신뢰를 주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 대기업·중견기업 유치 활동 본격화

내년부터 센터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위주의 유치 활동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올 연말까지 전문 업체와 협력하는 기업 접촉 시스템을 마련하는 걸로 계획을 세웠다.

통상적으로 해외기업이 국내에 들어올 때 지사 먼저 진출하고 연구개발(R&D) 센터를 지은 뒤 제조시설을 세우는 수순인 만큼 우선 국내에 들어와 있는 해외기업 지사 연구개발 센터를 대구로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김 센터장은 "자체적으로도 투자 유치 활동을 하고 있다. 외국의 유력 전시회에 참가해 해외 기업들을 상대로 투자 설명회를 하고, 인근의 유력 기업들을 찾아가 투자 요청을 하는 식으로 전개하고 있다"면서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해외기업 유치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니 가능하다면 국내 입지에 대한 외국기업 요구가 있을 때 대구로 안내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대구시 원스톱기업투자센터는 지역 산업단지 등에 입주한 기업의 애로 해소를 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9일 열린 기업애로 합동 간담회 현장. 대구시 제공
대구시 원스톱기업투자센터는 지역 산업단지 등에 입주한 기업의 애로 해소를 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9일 열린 기업애로 합동 간담회 현장. 대구시 제공

대구 산업 지형은 제2 국가산단이 들어설 달성군과 군위군을 중심으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ICT 산업체 집적 단지인 수성알파시티와 달성군 테크노폴리스는 확장을 추진 중이고, 동구 율하도시첨단산단, 북구 금호워터폴리스 조성 공사도 진행되고 있다.

대구시는 특히 대구경북 신공항 건립과 함께 개발 예정인 K-2 군부대 후적지, 신공항 배후 지역에 첨단산업 중심의 산단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센터도 이런 흐름에 따라 ▷UAM(도심항공교통) ▷반도체 ▷로봇 ▷헬스케어 ▷ABB(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 5대 미래 신산업 중심의 대기업 계열사나 중견기업, 수도권 기업을 신규 산업용지에 유치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

국가산단과 테크노폴리스로 대표되는 서남권에는 모빌리티, 로봇, 반도체 업종을 중점적으로 유치하고 동대구벤처밸리와 수성알파시티 등 동북권은 ABB, 헬스케어 업종을 특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기업 투자 유치 연결성을 위해 제2 국가산단 조성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가산단 2단계 구역도 이미 분양된 것에 더해 향후 투자 협약이 예정된 것까지 고려하면 대형 필지는 대부분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규모가 큰 기업이나 신산업에 해당하는 업종을 유치할 새로운 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김 센터장은 "산단을 조성하고 활용하는 데 연결성이 필요한데, 땅이 정말 중요하다. 땅이 없으면 기업을 유치할 수가 없다. 규모가 큰 기업을 유치하려면 큰 땅이 필요하다"며 "2차전지·배터리, 양극재,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등 최근 주목 받는 기업들은 공장을 세우려면 최소한 1만평 정도의 대규모 부지가 필요하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 연말부터는 기업 접촉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큰 규모의 기업을 그대로 끌고 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기업의 신수종 산업, 새로운 사업 파트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면서 "'에어시티'로 조성할 신공항 주변과 공항 후적지, 군위 등으로 주요 기업을 유치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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