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구조 개편이 가속화되면서 대구경북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섬유산업이 하향세에 접어들면서 장기간 침체를 겪었던 지역 산업계는 변화에 대응해 미래 산업을 육성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이 앞당겨지면서 산업 환경은 급격한 전환기에 접어들었다. 2차전지와 미래모빌리티,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의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산업 지형도 바꾸는 2차전지
2차전지 기업들은 지역을 넘어 한국 경제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시가총액 상위 대기업그룹 중 1~4위는 변동이 없었지만 5위에 포스코그룹이 이름을 올렸다. 기존 사업 분야인 철강 외에 2차전지 소재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기업의 가치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에코프로그룹은 지난 5월 대기업 지정 후 불과 한 달 만에 시가총액 6위를 차지했다.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는 물론 리튬과 전구체, 리사이클링까지 수직계열화를 통한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성으로 기술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두 기업은 포항에 거점을 마련해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하이니켈 양극재 공장, 전구체 생산 공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에코프로의 경우 영일만4일반산업단지에 양극재 관련 계열사를 집적한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를 조성했으며,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2조원을 투자해 '블루밸리 캠퍼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대구에는 4대 양극재 기업 중 하나인 엘앤에프가 있다. 엘앤에프는 대구국가산업단지에 6천500억원을 투자해 3공장 건립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내 신공장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2026년까지 40만톤(t)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다. 배터리의 '심장'이라 불리는 양극재 선도 기업이 지역 경제 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양극재를 제외한 소재, 장비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 배터리 공정 장비 기업 씨아이에스, 분리막을 양산하는 에스에스엘엠, 자동화 설비 전문 기업 피앤티를 비롯한 기업들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차전지 제조 전 과정에 걸쳐 밸류체인을 형성해 다양한 기업이 공존하는 산업 생태계를 형성한다면, 대구경북이 향후 2차전지 산업을 주도하는 중심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 모빌리티·반도체 산업 전환 가속도
대구경북 주력 산업도 전환기를 맞아 능동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탄탄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분야에 진출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사업 지속성을 높였다.
지역 내 제조업에서 자동차 부품과 기계·금속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경북 자동차부품 산업밸트의 생산량은 전국 19.7%를 차지하며, 국내 100대 자동차 부품사 중 11개 기업이 입지해 있다. 부가가치와 수출, 고용 등을 고려하면 자동차 부품 기업의 미래모빌리티 산업 전환은 지역경제 성패와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견기업인 삼보모터스, 경창산업, 피에이치씨 등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고 협력사들의 체질개선을 지원하는 체계도 갖추고 있다. 대구기계부품연구원, 한국자동차연구원,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등 R&D 지원 기관도 다수 포진해 있다. 모빌리티 혁명의 마지막 열쇠인 자율주행 운행 인프라도 강점으로 작용한다. 특히,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와 지역 부품사는 대구형 자율주행 완성차인 'Made in Daegu' 자율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타 산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시는 UAM(도심항공교통)을 도입해 대구경북신공항과 연계한 공공서비스 개발할 계획이다. 모터·배터리·센서 등 첨단부품은 자율주행차, UAM은 물론 로봇산업과 융합도 가능하다.
섬유·전자의 메카였던 구미에서는 '산업의 쌀' 반도체가 주력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기업군이 생산라인을 해외로 이전하면서 침체를 겪었으나 신산업 육성을 통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집적도가 높은 반도체 공정 특성 상 수도권에 제조기업이 집중돼 있었다. 하지만 구미에는 SK실트론·LG이노텍·매그나칩반도체 등 관련 기업 300여곳이 밀집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 풍부한 공업용수, 안정된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유력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는 폭 넓은 연계성을 지니고 있어, 지역 내 다른 산업과 선순환 생태계를 꾸리는 데 유리하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오는 2031년까지 반도체 전문인력을 2만명 양성하고 특화단지 수요맞춤형 인력 3천300명을 조기 양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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