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쿨존 심야시간 속도제한 완화' 하루만에 번복한 경찰…혼란 예상

서울 성북구 광운초등학교 앞 도로에 가변속도제한구역 안내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성북구 광운초등학교 앞 도로에 가변속도제한구역 안내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내달 1일부터 심야 시간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속도제한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가 하루 만에 번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어린이 보행자 생명과 직결된 사안을 별다른 준비도 없이 국민들에게 알렸다는 지적과 함께 혼란 또한 예상된다.

경찰청은 "스쿨존 시간제 속도제한은 이미 시범운영 중인 전국 8개소에서 우선 운영되며 이후 지역 실정에 맞춰 확대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전날 경찰청은 스쿨존 시간제 속도제한와 관련해 내달 1일부터 어린이 보행자가 적은 밤 시간대에 간선도로에 있는 제한속도를 30㎞에서 50㎞로 완화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발표로 하루 만에 말을 뒤집은 셈이다.

당장 다음달 1일부터 속도제한 완화가 가능한 스쿨존 8곳은 서울 종암초와 인천 부평·삼산초, 대구 신암초, 광주 송원초, 대전 대덕초, 경기 이천 증포초, 전남 여수 신풍초 등이다.

이들 스쿨존은 모두 지난해부터 시간제 속도제한을 시범 운영 중인 곳이다. 경찰이 배포한 보도자료와 달리 다음달 1일부터 바뀌는 건 사실상 아무것도 없는 셈이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스쿨존 속도제한을 완화하겠다고 밝힌 경찰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스쿨존 속도제한을 시간대별로 달리 조정하기 위해선 표지판을 바꾸고 가변형 속도 표시 전광판을 설치하는 등 시설물이 필요하지만, 이를 고려하지 않고 졸속 발표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현장 조사와 주민·학교 측 의견수렴 등 절차도 필요하다.

경찰의 성급한 발표에 운전자들 혼란이 예상되자 지방자치단체가 "혼동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광주시는 "야간 속도제한 완화 대상은 1곳뿐이므로 운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