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文 전 대통령, '부친 친일파' 발언 박민식 보훈장관 고소

박민식 "문 전 대통령 부친을 친일파로 몰아가거나 비판 한 바 없어"
윤건영 의원 "근거 없이 명예훼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달 8일 전남 구례군 구례읍 양정마을에서 열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달 8일 전남 구례군 구례읍 양정마을에서 열린 '섬진강 수해 극복 3주년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12일 자신의 부친을 '친일파'로 지칭했던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문 전 대통령은 오늘 오전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박 장관을 고소했다. 문 전 대통령 위임을 받은 비서관이 고소장을 양산경찰서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박 장관이 아무 근거 없이 문 전 대통령 부친에 대해 '친일을 했다'고 매도한 탓"이라며 "정부여당은 자신들에 대한 비판을 가리기 위해 전임 대통령 부친까지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행태를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지난 6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문 전 대통령 부친은 (일제시대)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했는데, 흥남시 농업계장은 친일파가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은 일제강점기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한 백선엽 장군이 친일파가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백선엽 장군의 근무 이력을 이유로 친일파로 본다면 당시 흥남시 농업계장을 지낸 문 전 대통령 부친도 친일파로 봐야 하는가라는 취지의 반박이다.

앞서 윤 의원은 박 장관의 발언이 나온 당일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문 전 대통령 부친이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한 것은 일제 치하가 아니라 해방 후"라며 문 전 대통령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반면 박 장관은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을 친일파로 몰아간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법적 절차와 관련해선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 감수할 영광이라며 충실히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문 전 대통령 부친 문용형 씨를 친일파로 일방적으로 몰아가거나 비판을 한 바 없다"며 "백선엽 장군이든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이든 그 삶을 함부로 규정 지어선 안 된다. 일제 강점기라는 아픔의 시대를 살았던 모든 사람들에게는 같은 기준, 같은 잣대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진심마저도 왜곡하면서 전직 대통령이 법적 공격을 통해 또다시 반일 대 친일의 정쟁으로 몰아가는 행태에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고소를 통해 도대체 무엇이 친일이고, 누가 친일파인지 보다 적극적이고 생산적인 토론이 이뤄지는 계기가 된다면 망외의 소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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