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을 서울중앙지법 유창훈(50·사법연수원 29기)영장전담 부장판사를 두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동기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법무부가 '가짜뉴스'라며 반박하자, 김의겸 의원이 인정하는 뉘앙스를 보이면서도 "한동훈 장관이 또 저에게 겁을 주고 있다"고 했다.
▶김의겸 의원은 전날인 22일 KBS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발부가 될 거라고 보는 분들은 영장전담 판사를 검찰이 지금 선택했다(고 본다). 이게 원래 수원에서 청구할 수도 있고 서울에서 할 수도 있는데 수원 거를 가져다가 서울로 갖다 붙였다. 수원은 좀 불리하다고 본 것"이라면서 "서울에 영장전담 판사가 3분이 있는데 그 중 자신에게 가장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영장전담 판사를 선택한 거다. 하필이면 또 한동훈 장관의 서울대 법대 92학번 동기라는 점, 이런 것들이 발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분들의 논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다음날(23일) 법무부는 "김의겸 의원이 '이재명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담당 판사가 한동훈 장관과 서울대 법대 92학번 동기라는 점 등을 고려해 검찰에서 판사를 선택한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했으나 명백히 거짓이다. 한동훈 장관과 김의겸 의원이 언급한 판사는 대학 동기가 아니고 서로 일면식도 없다"면서 "여러 차례 가짜뉴스를 유포하고서도 어떠한 사과나 시정조치를 하지 않았던 김의겸 의원이 이번에는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끼칠 의도로 공영방송에서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것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그러자 김의겸 의원은 같은날 오후 1시 41분쯤 페이스북에 "한동훈 장관이 또 저에게 겁을 주고 있다"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제가 취재하는 과정에서 '구멍'이 있었나 보다. 영장전담 판사는 93학번인데, 한동훈 장관과 같은 92학번으로 잘못 안 것"이라며 "하지만 애초에 이 정보를 준 사람이 서울대 법대 92학번 법조인이다. '나, 한동훈 장관, 영장전담 판사 모두 92학번 동기다'라고 말했다. 법조인대관(법률신문의 법조인 프로필 등 관련 데이터베이스)을 확인해 보니 한동훈 장관과 영장전담 판사가 똑같이 73년생이고 92년도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걸로 나온다. 믿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한동훈 장관이 또 소송을 걸어 올게 분명하니, 제 '취재수첩'은 법정에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의겸 의원이 자신이 정보를 얻은 출처로 밝힌 법조인대관 자료를 보면, 유창훈 부장판사는 서울대 공법학과를 1997년 졸업한 것으로만 표기돼 있다. 학번(대학에 입학한 해)은 나와 있지 않다. 같은 법조인대관 자료에서 한동훈 장관의 경우 학번(92)과 졸업한 해(1996년) 모두 표기돼 있다.(위 사진 참조)
이에 따라 유창훈 부장판사의 학번, 다시 말해 유창훈 부장판사와 한동훈 장관이 대학 동기인 지에 대해서는 법조인대관 외 다른 자료에 대한 추가 취재를 통해 자신에게 정보를 준 사람의 구두 언급('나, 한동훈 장관, 영장전담 판사 모두 92학번 동기다')이 정확한지 '크로스 체크'가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국내 법조인 정보가 법조인대관에만 실려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김의겸 의원은 한겨레 기자 출신이다.
▶유창훈 부장판사가 92학번이라고 판단한 근거로 밝힌 "(유창훈 부장판사가) 92년도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걸로 (법조인대관에) 나온다"는 언급 역시 고등학교를 졸업(보통 2월)한 해 3월에 대학에 입학하는 다수 경우 외의 재수를 비롯한 N수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맥락이다.
청와대 대변인으로 가까이에서 함께 일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부산의 경남고를 졸업한 후 재수를 해 경희대 법대에 입학했다.
▶또한 법조인대관을 보면 남성인 두 사람 모두 졸업 후 사법시험 합격과 사법연수원 수료를 거쳐 병역을 군 법무관으로 이행했는데(한동훈 장관은 공군 법무관, 유창훈 부장판사는 육군 법무관), 이에 따라 일반병 입대에 따른 군 휴학은 하지 않았던 두 사람의 졸업한 해가 1년 차이가 나는 것(한동훈 장관 1996년, 유창훈 부장판사 1997년 졸업)을 바탕으로 학번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의심을 충분히 가져볼 수 있었다.
다만, 김의겸 의원은 병역을 면제받았기 때문에, 입학과 졸업 등 대학 학사와 병역 간 연관성에 대해 잘 몰랐을 수 있다는 분석도 할 수 있다.
▶아울러 김의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저는 방송에서 '이재명 영장 기각? 확률은 50:50'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동훈 장관이 쪼는 모습을 보니, 확률을 수정한다. '기각 70 대 발부 30'"이라고도 했다.
여기서 '한동훈 장관이 쫄고 있다(겁을 먹고 있다)'는 자신의 견해와 관련, 그는 "한동훈 장관도 잔뜩 쫄아있는 것이다. 26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느냐 기각되느냐에 따라 자신의 운명도 걸려있으니까"라며 "속이 타들어가는 건 우리만이 아니라는 걸, 한동훈 장관의 신경질적 반응이 입증해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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