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BTS·손흥민 언급한 尹 대통령 '영어 연설'…어떤 내용 담았나

'로미오와 줄리엣' 구절 인용해 제목으로…총 17분 분량
"한·영은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영국에 비틀스·베컴 있다면 한국엔 BTS·손흥민 있어"
연설문 절반 미래 관계 제언에 '방점'…의회 지원도 요청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런던의 의회인 웨스트민스터궁 로열 갤러리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런던의 의회인 웨스트민스터궁 로열 갤러리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런던의 의회인 웨스트민스터궁 로열 갤러리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런던의 의회인 웨스트민스터궁 로열 갤러리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의회에서 연설했다.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상·하원 합동 연설에 이은 두 번째 해외 의회에서의 영어 연설이다.

연설 제목은 '도전을 기회로 바꿔줄 양국의 우정'으로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한 구절을 인용했다. 총 17분 분량으로 올해로 수교 140주년을 맞는 한국과 영국의 관계를 시간순으로 짚어가며 의미를 부여했다.

윤 대통령은 "영국 의회가 '의회의 어머니'라며, 영국은 자유민주주의의 주춧돌을 놓고 시장경제 질서를 꽃피웠으며 개인의 자유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영국 국민의 신념은 명예혁명을 통해 의회민주주의를 태동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자본주의를 선도하고 전 세계에 전파함으로써 인류의 자유와 인권 신장, 비약적인 성장과 번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이런 위대한 영국을 이끌어 온 핵심이 바로 영국 의회"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1883년 수호통상조약 체결로 시작돼 140년간 이어진 양국 관계를 독립운동, 한국전쟁, 전후 발전 과정에서 도움을 준 선교사, 기자, 파병군인 등을 하나씩 언급하며 "영국을 비롯한 자유세계의 도움에 힘입어 대한민국은 기적과도 같은 성공 신화를 써내려 왔다"고 감사를 표했다.

특히,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글로스터 부대의 '우리는 행동으로 기억된다'는 구호를 언급하며 "영국군의 숭고한 희생은 한국인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날 의회 연설에 참석한 글로스터 대대 출신으로 대한민국 명예 보훈장관인 콜린 태커리 옹을 호명하고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깊은 감사와 무한한 경의를 표한다"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의 문화예술 매력을 언급하면서 "영국이 비틀스·퀸·해리포터 그리고 데이비드 베컴의 오른발을 갖고 있다면, 한국은 BTS·블랙핑크·오징어게임 그리고 손흥민의 오른발이 있다"고 말하며 '문화적 영향력'를 공통점으로 내세워 친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연설문 절반 이상을 한영 관계의 미래에 대한 제언으로 구성한 윤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 계기에 체결하는 '한영 어코드'를 기반으로, 이제 양국은 진정한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로 다시 태어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한미 연합훈련에 영국군이 처음으로 참여하기 시작했고 한영 간 정보 공유와 사이버 안보 협력 체계가 새로 구축되고 있으며, 양국 교역과 투자는 한영 FTA 이후 더욱 활성화됐고 이번에는 FTA 개선 협상을 시작해 공급망과 디지털 무역 협력 기반을 다져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양국 협력은 디지털·AI, 사이버안보, 원전, 방산, 바이오, 우주, 반도체, 해상풍력, 청정에너지, 해양 등 전 분야 등으로 크게 확장돼 나갈 것"이라며 의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영국의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를 인용해 "역동적인 창조의 역사를 써 내려온 한국과 영국이 긴밀히 연대해 세상의 많은 도전에 함께 응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을 증진하는 데 함께 힘을 모아 나갈 것이다. 영국 의회에서 영국과 한국이 함께 그려나갈 미래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어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날 의회에는 존 맥폴 상원의장과 린지 호일 하원의장, 자민당 당수이자 한영 친선의원협회장인 에드 데이비 하원의원, 데이비드 얼튼(북한에 관한 초당적 그룹 의장) 상원의원 등 총 450여 명이 참석했다.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기존의 '포괄적·창조적 동반자 관계'에서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한 가운데, 22일 '한·영 비즈니스 포럼'을 통해 에너지와 인공지능(AI), 건설·플랜트 등 31건의 업무협약(MOU)을 맺고 효성중공업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기업들도 약 2천700억원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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