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댓글 국적 표시제 위한 네이버 등 포털사 자율적 움직임 중요"

11일 국회서 '선거 개입 해외 댓글 공작 대책 방안' 세미나 열려
윤민우 교수 "자유민주주의 가치 허락하는 범위 내 필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갑)이 개최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갑)이 개최한 '선거 개입 해외 댓글 공작 대책 방안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박영채 기자 pyc@imaeil.com

4·10 총선을 앞두고 중국 등 해외에서 조직적인 게시글 댓글 공작이 우려되는 만큼 포털사의 자율적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 개입 해외 댓글 공작 대책 방안' 논의를 위한 세미나 자리에서다.

이날 세미나를 개최한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갑)은 모두발언에서 "최근 중국에서 여러 수단을 통해 대한민국 정치 의사 결정을 왜곡, 조작하고 있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면서 "총선을 앞두고 해외 댓글 공작이 일어날 개연성이 충분히 예측되는 만큼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한 연구를 수년간 진행한 윤민우 가천대학교 경찰안보학과 교수는 '선거개입 해외댓글공작 현황 및 대응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를 했다.

윤민우 교수는 "해외에선 이미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단체, 러시아, 중국, 북한 등의 온라인 선전선동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추적하고 있고 수많은 선행 연구들이 있다"면서 "국내에선 관련 연구가 없어 우선 중국의 사이버상 영향력 공작 사례를 우선 분석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윤 교수에 따르면 한국인으로 도저히 보기 힘든 중국인 특정 행위자 일부를 분석한 결과 중국 댓글부대로 추정되는 네이버 계정들이 식별됐다.

이들은 ▷친중국적 주제 ▷김치·한복·대만·코로나19 등 중국 관련 이슈 ▷여당 비난과 야당 지지 등 선거개입 ▷한국 국가, 문화, 국민을 열등하게 표현 ▷친북한·북한 지지 등 주제의 댓글을 주로 달았다.

이중 '참붕어빵'이란 닉네임의 계정은 매일 오전 6시~12시 등 출근길 시간 집중적으로 댓글을 다는 패턴을 보이기도 했다. 윤 교수는 "정규직으로서 어떤 임무를 받아 주어진 시간대 댓글을 올리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양놈들은 오랑우탄'과 같이 한국인이라던 쓰지 않는 중국식 표현도 다수 확인됐고 시간대와 내용이 전혀 다른 별개 기사에 동일한 중국 찬양 댓글이 달리는 사례도 있었다. 윤 교수 연구 결과가 일부 언론에 보도되자 참붕어빵 계정 닉네임이 삭제되는 등 중국 댓글부대 추정 계정들의 변화 움직임도 관측됐다.

윤 교수는 "미국의 메타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로 팀을 구성해 상시 모니터링하고 문제 계정은 폐쇄한다. 이런 과정을 공공이 볼 수 있게 보고서를 작성, 공개한다"며 "포털사의 자율적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국회 입법조사처 등 유관 기관 관계자들도 궤를 같이하는 의견을 내놨다.

홍석준 의원은 "해외 댓글 공작을 막기 위해 댓글 국적 표시제 시행을 위한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지만 4·10 총선을 앞두고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 "국내 포털사들은 정보유통관리자로서 사회적 책임이 있는 만큼 선거를 앞두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내 포털사 관계자들도 함께해 토론하는 자리가 되기를 희망했지만 업체 측에선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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