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식용유 180통, 불쏘시개 됐나"…문경 공장 화재 원인 규명 속도

경북경창청 수사전담팀, 관계자들 불러 다각도 수사
과학수사대, 소방, 국과수 등 30여 명 참석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2~3명씩 팀 단위로 조사

2일 경북 문경시 한 육가공 제조업체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합동 감식반이 조사를 진행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solive@imaeil.com
2일 경북 문경시 한 육가공 제조업체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합동 감식반이 조사를 진행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solive@imaeil.com

두 청년 소방관의 목숨을 앗아간 경북 문경 육가공공장 화재와 관련, 경찰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찾고자 전방위적인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에 착수했다.

4일 경북경찰청은 '문경 식품가공공장 화재' 수사전담팀이 화재 발생 다음날인 지난 1일부터 문경경찰서에서 사고 공장 및 협력업체 관계자 대상 참고인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불이 난 공장은 경북 문경시 신기동 신기산업단지에서 돈가스, 탕수육 등 육가공 식품을 제조하는 업체다.

샌드위치 패널과 철골 구조물로 지은 공장은 연면적 4천319㎡, 4층 건물로 2020년 5월 22일 사용 승인을 받았다. 공장 3층에는 냉동·냉장창고와 작업장, 숙성실, 냉동 보관실, 업소용 튀김 라인 설비 세트 등을 뒀다.

경찰은 초동 조사에서 발화점으로 지목된 공장 내부 3층 튀김 기계와 환풍기가 정상 작동 했는지, 튀김 기계의 잔열 발생 정도 등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경북 문경 한 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의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자 경북경찰청 과학수사대와 경북소방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 감식반이 현장에 진입하고 있다. 감식반은 안전을 위해 현장 진입에 최소 인원만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김영진 기자 solive@imaeil.com
2일 경북 문경 한 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의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자 경북경찰청 과학수사대와 경북소방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 감식반이 현장에 진입하고 있다. 감식반은 안전을 위해 현장 진입에 최소 인원만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김영진 기자 solive@imaeil.com

화재를 키우다못해 진화까지 가로막은 건 작업장에 있던 튀김기와 공장 내에 있던 업소용 18ℓ 식용유 180여 통, 약 4.5톤(t) 용량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설 명절 대목을 앞두고 작업량이 늘어난 데다 육가공에 다량의 식용유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수사당국은 3층 튀김기 쪽에서 시작된 불이 번진 뒤 주변의 식용유 용기가 가열돼 연쇄 폭발하면서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공장 내부 CCTV 영상이 저장된 서버를 분석한 결과 공장 3층 튀김기에서 최초로 불꽃이 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소방 관계자도 "대량의 식용유가 공장 1~3층에 보관돼 있었다"고 했다.

불씨가 어떤 이유로 발생했는지는 좀더 들여다봐야 한다.

이를 위해 경북경찰청은 지난 2일 오전 10시 30분쯤 경북소방본부, 국립소방연구원, 소방기술원, 경북화재합동조사단, 전기안전공사, 노동청 등 30여 명이 참여하는 합동 감식을 실시했다. 추가 붕괴 가능성을 고려해 2~3명씩 나뉜 감식조가 드론 등으로 안전성을 확인하며 현장을 살폈다.

최진 경북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은 "관계자들 진술만으로는 (과열 탓인지, 전기적 요인인지 등) 원인을 단정할 수 없다. 환기팬 작동 여부도 불분명하다. 다각도로 발화 원인을 수사 중"이라며 "공장 관계자들은 '당시 모두 퇴근하고 3층에 사람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몇 시에, 건물에서 빠져나왔는지 CCTV로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최진 경북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이 2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된 문경 공장 화재 현장 합동 감식에 앞서 조사 진행 방향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최진 경북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이 2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된 문경 공장 화재 현장 합동 감식에 앞서 조사 진행 방향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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