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밥만큼은 눈치보지 말고 실컷 먹어야" …경일대 '천원의 아침밥' 눈길

농림축산식품부 올해 천원의 아침밥 사업 시작
경일대 재정 부담 감수하고 끼니 적극 지원
식사 시간 앞당기고, 식수 제한 과감히 없애

경일대 학생들이 천원의 아침밥을 먹고 있다. 경일대 제공
경일대 학생들이 천원의 아침밥을 먹고 있다. 경일대 제공
경일대 전경사진
경일대 전경사진

농림축산식품부가 새 학기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참여를 희망하는 대학 모집에 본격 나섰다.

올해 '천원의 아침밥' 사업 예산은 48억원으로 지난해 23억4천만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지원 대상 학생 수도 지난해 144개교, 233만명에서 올해는 267개교, 450만명으로 1.9배 확대됐다.

이 사업은 학생들이 1천원을 내면 정부가 지원금 1천원을 지원하고, 차액을 대학이 부담하는 구조로 학생들이 1천원에 아침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고공행진하는 인기에 농식품부는 더 많은 학생들에게 더 좋은 아침 식사를 제공하도록 올해 지원단가를 기존 1000원에서 2000원으로 두 배 인상하기로 했다.

지난 2022년부터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나선 대구권 대학들도 참여 대학 수가 전년보다 증가하고 제공 식사 수도 늘리는 등 사업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다만 치솟는 물가에 식사의 질을 유지하며 재정 부담까지 고려해야 하는 대학들은 한 끼 당 단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경일대가 재정 부담을 감수하고 학생들의 든든한 한 끼를 위해 적극적으로 '천원의 아침밥' 사업 운영에 나서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예산에 맞춰 하루 제공 끼니 수와 식사 시간을 제한하는 타대학과 달리 경일대는 문턱을 대폭 낮췄다.

'밥만큼은 실컷 먹이겠다'는 정현태 총장의 뜻에 따라 지난해부터 학교는 식사 시간을 앞당기고 식수 제한을 없앴다. 학교가 식사 제공을 위해 지원하던 단가도 과감하게 '3천원'에 맞췄다.

대신 식수 제한을 없앤 만큼 빠른 회전을 위해 주된 메뉴는 덮밥류를 선택했다.

정현태 총장은 "적어도 먹는 것 가지고는 학생들이 순서 없이 편하게 먹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좋은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학교에서 지원하는 단가도 과감히 올렸다"라며 "영양을 고려해 삶은 계란은 무조건 하나씩 주고 기숙사 이용 학생뿐만 아니라 원룸, 심지어 홀로 자취하는 교수들 역시 아침밥을 먹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학교의 과감한 선택에 '천원의 아침밥'을 택하는 학생들도 점차 늘었다. 지난해 5월 2천225명에 달하던 천원의 아침밥 이용자 수는 6월 3천675명, 9월 3천921명으로 확대되면서 10월엔 4천151명, 11월엔 5천180명으로까지 대폭 상승했다.

이 덕분에 경일대는 지난해 1학기 목표 식수 118.0%를 달성하면서 전국 사업 참여 대학 중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경일대는 올해 역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꾸준히 이어나갈 방침이다. 고공행진하는 물가상승에도 여전히 학교 지원 단가를 3천원을 유지하면서 식사 질 향상에 더욱 집중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올해는 아침밥을 먹을 수 있는 이용 문턱이 더 낮아질 전망이다. 경일대는 올해 학기가 시작되면 타대학 학생들도 경일대의 '천원의 아침밥'을 먹을 수 있도록 나설 예정이다.

정 총장은 "다른 학교 학생들이 우리 학교에 오면 밥을 먹을 수 있게 충분히 지원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도서관 이용이나 책 구입 등 학생들이 원하는 지원에 대해선 아낌없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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