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회의원 예비후보의 미등록외국인 체포 논란…경찰도 '주의보'  

대구 북구갑 박진재 예비후보 전국 돌며 경찰 신고 및 체포
인권단체 "박 예비후보, 반인권적인 행위 불법소지도 있어"
박 예비후보 "합법적 이주노동자들이 제보, 잘못 바로잡는 일"

박진재 예비후보 SNS 캡처
박진재 예비후보 SNS 캡처

대구 북구갑 지역구에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한 한 군소정당 출마자가 전국을 돌며 미등록외국인 체포에 나서자 인권단체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선 경찰서에서는 불법체류자 인계과정에서 신고자의 위법행위 등도 세심히 살피기로 했다.

달서경찰서는 지난 8일 박진재 한국국민당 예비후보로부터 신고를 받고 미등록외국인 12명을 붙잡아 출입국관리사무소로 인계했다고 18일 밝혔다. 당시 신고 내용은 "미등록외국인이 무면허 상태로 운전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박 예비후보는 '자국민보호연대'라는 단체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 예비후보는 지난 2022년부터 전국을 돌며 미등록외국인을 찾아내 경찰에 신고를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체포 장면을 촬영한 뒤 개인 SNS 계정을 통해 이를 홍보하고 있는데, 그가 신고한 미등록외국인만 수천 명에 이른다는 주장도 있다.

앞서 2022년 3월 청주시 상당구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그해 6월 인천시의원 출마 경력이 있는 박 예비후보는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립문제가 불거지자 대구에 모습을 드러낸 인물이다. 그는 그동안 정당현수막이라는 명목으로 북구 곳곳에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의사를 드러내는 현수막을 지속적으로 걸어왔었다.

박 예비후보의 행적에 대해 대구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간인이 미등록외국인을 붙잡으러 다니는 것도 문제지만 '쇠몽둥이' 등을 이용해 반인권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참여연대는 지난 15일 박 예비후보를 공천 부적격자로 발표하기도 했다.

서창호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는 "박 예비후보가 이주노동자 가택에 무단으로 침입을 하거나 이들을 상대로 폭력적인 행위를 하는 등 불법적인 방식으로 이주노동자를 붙잡아 경찰을 통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인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불법적 행위로 연행된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강제 출국 및 구금되는 악순환이 계속돼 경찰 측에도 대책 마련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경찰 측은 미등록외국인의 경우 현행범에 해당돼 일반인이 체포하는 것에도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등록외국인 관련 업무 역시 출입국관리사무소가 맡고 있어서 경찰은 신고가 들어올 경우 미등록외국인 여부를 확인한 뒤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인계하고만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인권단체에서 면담 요청이 들어왔고 현장 경찰들에게도 관련 신고의 경우 허위 신고, 초상권 침해 등 신고자의 위법 행위 여부도 면밀히 알아보라고 일러둔 상태"라고 밝혔다.

박 예비후보는 "'불법체류자'로 인해 피해를 입는 합법적인 이주노동자들이 관련 제보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이 같은 일을 하는 것"이라며 "체포 등은 경찰과 함께하고 있고, 대구참여연대가 얘기하는 '쇠몽둥이'는 삼단봉으로 내 몸을 지키기는 용도로 들고 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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