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상무 대통령실 수석, MBC 기자에 '회칼 테러' 발언 후폭풍

14일 오찬간담회 발언 두고 야권서 경질 요구 거세
이준석 "동네 호프집 수준" 이낙연 "충격적 망언"

황상무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황상무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던 중 MBC 기자를 향해 '기자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4일 MBC는 기자들과 간담회 중이던 황 수석이 MBC 기자에게 "잘 들으라"면서 "내가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건은 1988년 8월 6일 정보사 요원들이 중앙일보의 자매지인 중앙경제신문 오홍근 사회부장에게 흉기를 휘두른 테러다. 당시 요원들은 오 부장이 '청산해야 할 군사문화'란 칼럼을 쓴 것에 불만을 품고 테러를 저질렀다.

당시 MBC 기자는 황 수석에게 "왜 MBC에게 잘 들으라고 했냐"고 질문하자 "농담이다. 정보보고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전해졌다.

이에 대해 야권에선 황 수석의 언론관을 지적하며 해임해야 한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낙연 상임고문은 15일 자신의 SNS에 "황상무 수석이 어제 기자들과 점심을 하면서 언론인에 대해 회칼 테러를 언급했다. 대통령실의 언론인 테러 망언이 충격적"이라며 "이 사건은 군사독재정권이 비판적 언론인을 살해하려 했던 최악의 언론인 테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절대 있어선 안될 언론인 테러를 언급하며, 언론을 겁박했다"며 "황 수석의 망언은 윤석열 정부에서, 민주주의와 언론 환경이 군사독재 시절로 후퇴했음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즉시 황 수석을 해임하고 언론과 국민에 사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이날 자신의 SNS에 "식사를 겸한 기자들과의 간담회가 동네 호프집 대화 수준이어서야 되겠느냐"며 "정권 입맛에 안 맞으면 회칼로 찌르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실의 언론관이냐"고 되물었다.

아울러 "대통령이 과도하게 오른쪽으로 치우쳐서 이념의 투사가 되려는 상황에, 참모라도 대통령을 균형점으로 오도록 끌어 당겨야 하는데, 대통령과 참모가 손에 손잡고 오른쪽 낭떠러지로 달려가는 것을 보니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언론자유대책특별위원회도 이날 성명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바이든 날리면' 욕설 보도를 놓고 현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MBC를 상대로 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의 충격적인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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