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재명, 원희룡 유세차에 연설 끊기자 "저게 저들의 품격"

인천계양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계양구 서운동성당 앞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계양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계양구 서운동성당 앞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에서 '명룡대전'을 치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유세를 하던 중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의 유세차량 등장으로 말소리가 묻히자 "이게 저들의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3시쯤 인천 계양을에서 이기영 배우와 함께 유세 차량을 타고 인천 계양구 한 아파트 단지를 돌며 열흘 앞으로 다가온 총선 지지를 호소했다.

이 대표가 유세를 시작하려던 찰나 원 후보의 유세 차량이 큰 소리를 내고 지나가자 이 대표는 "이게 저 사람들의 수준입니다. 말이 좀 끊겼다"라며 유세를 이어갔다. 이후 이기영 배우가 이 대표에 이어 마이크를 잡았을 때도 원 후보의 유세 차량이 지나가자 이 대표는 "여러분 (말) 들어주세요. 금방 지나갈 테니까"라며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저게 저들의 품격입니다"라고 비꼬았다.

이 대표는 "함께 사는 세상에서 많은 게 있다. 첫째가 배려와 존중"이라며 "예를 들면 아까 제가 존경하는 원희룡 후보, 저 같으면 다른 후보가 유세 중이면 조용히 지나갈 것 같다. 그런데 지금 한두 번이 아니다.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눈앞에 보이는 상대를 잔인한 방법을 동원해 짓밟으면 이긴 것 같지만, 아름답지 못하고 승자가 승자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정정당당하게 상대를 인정하고 배려하고 규칙을 지켜가며 당당하게 이겨야 진짜 이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윽고 원 후보의 유세 차량이 한 번 더 지나가자 이 대표는 "우리 한 번 즐겨보자. 저런 사람도 있구나"라며 "뺑뺑 돌고 있는 것 같죠? 딴 곳에 가면 사람이 없어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왜 또 오냐"며 재차 비판했다.

이날 원 후보의 유세차량은 이 대표가 마이크를 잡은 약 1시간 동안 이 대표 주위를 3번 정도 지나쳐 갔다. 두 후보는 이날 오전 부활절 맞이 교회 행사에 함께 참석했지만, 예배 중 서로 눈길도 주지 않는 등 냉랭한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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