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조원대 소송전 휩싸인 한국가스공사…"패소 시 소송비용 빌려야 할 판"

법적소송충당부채 지난해 12월 말 340억원 증가…560억원 돌파

한국가스공사 전경. 한국가스공사 제공
한국가스공사 전경. 한국가스공사 제공

적자 구덩이에 빠진 한국가스공사가 1조원대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송에 패소할 경우 또다시 빚을 내 소송비용을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소송으로 인해 쌓인 법적소송충당부채만 해도 560억원 규모에 달한다.

9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ALIO)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기준 한국가스공사와 자회사가 진행 중인 소송사건은 총 72건이고, 소송가액이 1조378억7천200만원 규모에 이른다. 이 가운데 피고로 재판을 진행 중인 사건은 총 34건(소송가액미정 1건 포함)으로 추정 소요 예산만 2천736억8천400만원이다. 나머지 소송은 가스공사와 자회사가 직접 제기한 분쟁으로 7천641억8천800만원 규모다.

특히 가스공사와 삼성중공업과의 3천800억원대 소송전이 곧 벌어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삼성중공업은 가스공사를 향해 "배상금 구상 청구 소송을 통해 배상금을 회수할 것"이라면서 3천800억원대 소송전을 예고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SK해운의 특수목적법인인 SHIKC1, SHIKC2와의 3천800억원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화물창 하자 소송에서 패소하자, 화물창 기술 개발사인 가스공사를 저격했다.

문제는 가스공사가 경영난으로 인해 소송전에서 패소할 경우 소송가액을 부채로 충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47조4천억원 규모의 부채를 갚지도 못하고 있고, 지난해 말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이 13조원을 기록하는 등 실질적인 적자 경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향후 소송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하면 재무건전성을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스공사는 대우건설 등 11개 기업을 대상으로 나선 소송전(2천297억원 규모·'저장탱크 입찰담합 관련 손해배상') 1심에서 패소해 72억7천400만원을 법적소송충당부채로 계상했다. 또 가스공사는 에스케이해운㈜가 제기한 1천154억4천6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1심 소송에서 패소해 법적소송충당부채(270억1천700만원)가 증가했다. 이같이 쌓인 가스공사 법적소송충당부채는 총 567억6천210만원에 이른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법적소송충당부채는 확정판결이 나지 않았지만, 1심 혹은 2심에서 패소하면 미래에 지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리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며 "확정판결이 나올 경우 내부 보유 중인 금액이나 차입한 금액으로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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