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尹, 인적 쇄신·소통 정치 시동…국정 운영·당정 관계 대변화 예고

비서실장 다양한 인맥 정진석…정무수석 국힘 비주류 홍철호
총리 인선 과정도 野 배려 전망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홍철호 신임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직접 소개하며 출입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홍철호 신임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직접 소개하며 출입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4·10 총선 참패에 따른 여권 전반의 침체 분위기 타파를 위해 인적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소통'과 '정치 복원'에도 공을 들이면서 여권 전체의 변화를 선도하려는 모습까지 보이는 중이다,

언론인 출신으로 5선 국회의원을 지내는 동안 여야에 두루 인맥을 쌓은 여당 중진을 대통령실 비서실장으로 발탁하는가 하면, 국민의힘 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인사를 대통령실 정무수석으로 발탁해 수직적이라 비판받았던 대통령실과 여당 관계의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22일 새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인선 발표를 하면서 1년 5개월 만에 언론인들과 대면, 직접 질의응답을 주고받은 것에 주목한다.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직접 설명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은 국정 스타일 변화를 예고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윤 대통령은 2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대동한 정진석 신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기자들에게 소개했다. 전례 없이 소탈한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은 준비된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육성으로 정 신임 실장의 이력을 소개한 후 정 의원의 소통 능력을 강조하면서 인선 배경을 알렸다.

5시간여 후에는 홍철호 정무수석과 함께 기자들을 다시 만났다. 마찬가지로 육성으로 홍 정무수석의 이력을 소개한 후 기자들에게는 "궁금한 거 없으시죠"라고 먼저 다가서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인적쇄신의 내용과 형식 모두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소통과 정무 감각 측면에서도 보다 진전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먼저 인선의 내용 측면에서 살펴보면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현직 대통령을 지근에서 보좌하는 핵심 참모이기 때문에 본인과 가장 '코드'가 통하는 인사를 지명해도 되는 자리지만 이번에는 야당에 대한 배려를 담았다는 평가를 낳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5선 중진을 대통령실 비서실장으로 발탁했다는 것은 막후에서 야당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정무수석까지 여당 비주류 인사를 지명한 것은 윤 대통령이 이제부터 본격적인 정치를 해 보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내용뿐만 아니라 이날 인선 발표 형식에서도 윤 대통령은 기존의 다소 권위적인 모습과는 다른 인상을 주고자 애를 쓰는 모습을 보였다. 기자들에게 스스럼없이 농담을 건네고 부담스러운 질문은 에둘러 피해 가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제대로 국정운영 방향을 잡고 좌고우면 없이 밀어붙이기만 하면 공과는 역사가 심판할 것'이라는 대통령의 생각에 변화가 생긴 것 같다"며 "주요 정책 이슈에 대해 소상하게 설명하고 국민들의 성원을 모아가야지만 국정운영 동력확보 가능하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이 임박한 차기 국무총리 인선 과정에서도 야당에 대한 배려를 상당 부분 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이번 주중 열릴 예정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야당의 의견을 구한 후 인선을 확정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무수석 인선결과를 발표한 후 "후임 총리 인선은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