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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차기 의협 회장 "증원 백지화 안 하면 어떤 협상도 없어"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자. 연합뉴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자. 연합뉴스

의대 정원 2천명 증원과 관련해 정부와 의료계의 '강 대 강' 대치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임현택 차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당선인이 한 치의 양보도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내비쳤다.

28일 임 당선인은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의협 제76차 정기 대의원총회에 참석해 "한국 의료가 낭떠러지로 곤두박질치고 있는데도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한 자세를 취하기는커녕 의료 개혁이라며 의대 정원 증원 2천명 고수하고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를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건 의정 갈등이 아니라 오로지 정부의 일방적인 권력 남용으로 촉발된 의료 농단"이라며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다면 하루빨리 국민과 의료계에 사과하라"고 압박했다.

앞서 정부는 내년 의대 모집 정원을 증원분의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면서 한발 양보했으나 의료계는 정부의 협상안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정부가 우선적으로 2천명 의대 증원 발표,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백지화한 다음에야 의료계는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의료계는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며, 어떠한 협상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절체절명의 시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 된 힘"이라며 "우리가 강철과 같은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된다"고 말했다.

임 당선인은 지난 27일 오후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의협은 보건복지부가 (의대) 교수님들을 범죄자 취급하고 겁박한 데 대해 매우 분노하며 만약 교수님들의 털끝 하나라도 건드린다면 14만 의사들과 의대생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총력을 다해 싸울 것임을 명백히 밝힌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의료계 내에서 대표적인 '강경파'로 분류되는 임 당선인은 지난달 26일 제42대 의협 회장으로 당선됐다. 공식 임기는 내달 1일부터 시작되며 임 당선인이 취임하면 의협의 대정부 투쟁이 한층 더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러한 의협의 강경일변도 대응에 정부는 2025학년도 대학 입학전형에서 대학이 일정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의대 모집인원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으나 실제 모집인원을 줄이겠다는 대학들은 일부 국립대에 한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의대 정원이 늘어난 전국 32개 대학 가운데 약 15개 대학이 2025학년도 모집인원을 결정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이미 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모집인원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대 중에서는 경북대와 경상국립대, 제주대가 증원분의 절반만 늘리기로 했다. 경북대는 증원분 90명 중 45명, 경상국립대는 증원분 124명 중 절반인 62명만 늘려 각 155명과 138명을 모집하기로 했다. 제주대도 증원분 60명 중 30명만 늘려 총 70명을 모집한다.

이들 3개 대학이 감축하는 증원분은 137명이다.

반면 ▷계명대(44명) ▷대구가톨릭대(40명) ▷영남대(44명) ▷동아대(51명) ▷조선대(25명) ▷연세대 분교(7명) 등의 사립대는 증원된 인원을 100% 모집할 계획이다.

아직 증원 폭을 확정하지 못한 다른 사립대들도 대부분 최대한 정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모집인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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