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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갈등 1년] 환자도 의사도 '뉴 노멀' 경험…"상상 못한 어려움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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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혼란 줄었지만 '불안한 평화'에 적응된 환자들
상급종합병원들 "의정갈등 이전으로 돌아오기 힘들 것"
사직 전공의 "정부에 실망감 깊어…불신 어찌 해소할건가"

지난해 2월 의대증원 발표로 촉발된 의정갈등이 이달로 꼬박 1년이 됐지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1일 대구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의료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난해 2월 의대증원 발표로 촉발된 의정갈등이 이달로 꼬박 1년이 됐지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1일 대구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의료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정부가 지난해 2월6일 의과대학 정원 2천명 확대를 발표하면서 시작된 '의정갈등'이 1년째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증원 발표에 반발하며 병원을 떠난 전공의와 휴학한 의대생들은 1년이 다 되도록 돌아오지 않고 있다.

곧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이 확정되고, 전공의 수련 개시와 새 학기 개강도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정부와 의료계는 여전히 공식 대화 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의정 갈등의 캄캄한 터널이 언제쯤 끝날지 의정갈등 1년을 되짚어 봤다.(편집자주)

"코로나19 때와 또 다른 의미의 '뉴 노멀'을 겪고 있는 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4일 대구 시내 개원의 A원장은 지난 1년간의 의정갈등 상황을 '뉴 노멀'이라는 단어로 정리했다. 지금의 상황이 그 누구도 겪지 못한 새로운 시대라는 의미였다. A원장은 "전공의들이 사직한 초기에는 환자들이 '가벼운 병은 선생님에게 오면 되는데 큰 병은 어떻게 해야 할 지 두렵다'고 했고 실제로도 상급종합병원의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보내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지금의 상황에 익숙해지자 '불안한 평화'가 이어지는 분위기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A원장은 "이제는 환자들도 '큰 병원은 어차피 바로 진료 못 받는다'는 인식이 자리잡힌 것 같다"며 "얼렁뚱땅 의료전달체계가 자리잡혀가는 것 같기는 한데, 이게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는 솔직히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촉발된 의정갈등이 1년을 맞은 지금, 극심한 혼란은 잦아든 가운데도 근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이날 대구시내 한 상급종합병원의 1층 로비와 접수 창구는 설 연휴 이후에 진료를 예약한 사람들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지만 의정갈등 이전보다는 60~70%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병원 관계자는 "전공의가 아예 돌아오지 않는 상황에서 의정갈등 이전으로 다시 규모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자들은 지난 1년간 혼란에 어느 정도 적응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정부 홍보 등을 통해 경증은 1차 의료기관에 먼저 가야 한다는 걸 체감했지만, 큰 병이 발견됐을 때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와 불만이 크다.

한 40대 환자는 "의원에서 혈액검사를 받았는데 '상급종합병원 진료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진료의뢰서 등을 챙겨 병원에 왔지만 원하는 날짜에 외래 초진을 잡기가 너무 힘들다"며 "대학병원에서 진료받기가 쉽지않다는 게 다른 나라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우리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 중 일부는 일반의로 병·의원에서 일하거나 입대를 준비하고 있다. 입영통지서를 받은 한 사직 전공의는 "정부가 의정갈등을 벌여놓고는 수습하려는 움직임은 전무했다는 데서 전공의들이 실망한 부분이 크다"며 "사태를 해결하려면 전공의들이 품고 있는 불신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소하려는 모습부터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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