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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고한 나눔, 기적 같은 선물] '생후 5개월 슈퍼맨' 심장 건네고 하늘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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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생명을 살린 우리 아이는 슈퍼맨이에요…수술실이 춥다는데 꼭 입혀주세요"
2023년 장기이식 대기 도중 사망자 2천907명, 매일 8명이 사랑하는 가족 남겨두고 세상과 작별

올해해 1월 29일 최미희(가명·56) 씨가 심장 이식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로 옮겨진 모습. 미희 씨는 약 5년 전에
올해해 1월 29일 최미희(가명·56) 씨가 심장 이식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로 옮겨진 모습. 미희 씨는 약 5년 전에 '확장성 심근병증'과 '심부전' 진단을 받았고, 해를 거듭할 수록 심장 상태가 나빠지면서 1년간 이식 대기자로 지냈다. 본인 제공

생후 5개월. 겨우 뒤집기를 배우던 아기가 숨을 멈췄다. 팔삭둥이로 태어나 5㎏이 채 되지 않았던 아기는 작디작은 몸으로 심장을 내어주었다. 수술실로 향하던 날, 어머니는 슈퍼맨 티셔츠를 꺼내놓았다. "수술실이 춥다면서요, 우리 아이는 사람을 살렸으니 슈퍼맨이에요. 꼭 입혀주세요…"

'슈퍼맨 아이' 심장은 다른 아이의 가슴 속에서 다시 힘차게 뛰고 있다. 숨을 헐떡이던 아이는 건강을 되찾고 병원 대신 학교에서 하루를 시작하게 됐다. 한 생이 마지막으로 내쉰 숨이, 또 다른 생의 숨결로 이어지는 기적이 펼쳐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적은 너무나도 드물게 찾아온다.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해마다 늘고, 숨결을 나눌 기증자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아서다.

말기 질환으로 죽음의 문턱 앞에 선 이들은 긴 기다림과 사투를 벌인다. 30년째 이틀에 한 번 신장 투석 주삿바늘을 꽂는가 하면, 언제 멈출지 모르는 인공심장을 부여잡고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생사의 경계에서 생명을 건네받을 기적은 멀어지고, 삶의 끝자락에 가까워져만 간다. 2023년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한 환자는 2천907명. 매일 8명이 사랑하는 가족을 남겨두고 세상과 작별한다. 지난해는 의대 정원 갈등의 여파로 상황이 더 나빠졌다.

우리는 묻기로 했다. 고귀한 장기기증이 어떻게 시작되고 생명의 조각을 건네받은 이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그래서 기적을 만든 사람들을 비롯해 생명을 잇는 조력자들 곁에 다가가 보기로 했다.

매일신문은 지난 두 달간 장기기증을 결심한 유족과 이식을 간절히 기다리는 환자, 새 삶을 선물 받은 수혜자 등 모두 13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자식과 배우자, 부모를 떠나보낸 상실 속에서 내민 손길이 이룬, 생명나눔의 기적을 따라가고자 했다.

이를 바탕으로 장기기증 활성화와 제도적 문제, 해법을 담은 시리즈를 5회에 걸쳐 보도한다. 또한 생명나눔 현장의 최전선에 있는 코디네이터와 의료진, 전문가들을 만나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기증 활성화 방향을 면밀하게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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