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파키스탄 총리 "순교자들 피에 복수 다짐"… 印-파 확전 치달을까

파키스탄 라호르 국제공항 폭발음
파키스탄 경찰 "印 무인기 추락"
국제사회, 전면전 자제 촉구
파키스탄 대응에 달린 향후 정세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7일(현지시간) 국회에서 인도와의 군사 충돌과 관련해 특별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파키스탄 총리실 제공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7일(현지시간) 국회에서 인도와의 군사 충돌과 관련해 특별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파키스탄 총리실 제공

보복이 보복을 부르는 연쇄 보복에 출구가 있을까. 지난달 22일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휴양지 파할감 인근에서 발생한 파키스탄 이슬람 무장단체의 총기 테러가 '신두르 작전'이라는 인도의 미사일 공격에 정당성을 부여했고, 이는 인도를 향한 파키스탄의 보복으로 이어질 참이다.

연쇄 보복의 출구가 곧 보일 것이라는 낙관적 관측도 있지만 섣불리 판단하긴 이르다. '사실상 핵보유국'인 두 나라의 극단적인 군사 행동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 그럼에도 휴지기 없는 군사 충돌이 전면전으로 번져서는 안 될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인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파키스탄 펀자브 주 바하왈푸르 인근 모스크. AP 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인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파키스탄 펀자브 주 바하왈푸르 인근 모스크. AP 연합뉴스

◆파키스탄 실제 반격 수위는?

인도의 신두르 작전 감행에 파키스탄도 보복 공격을 예고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순교자들의 피 한 방울 한 방울마다 복수할 것을 맹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파키스탄군이 인도 전투기 5기를 격추하는 등 상응하는 조처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의 보복 의지는 강하다. 그러나 상응한 보복이 전면전을 촉발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탄비 마단 외교정책 선임연구원은 "과거의 사례를 근거로 이들 두 국가는 전면전을 원하지 않는 이성적 행위자들이며 양측 모두 전면전으로 잃을 것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2019년에 비해 긴장이 더욱 고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키스탄군 지도부가 전에 비해 단호하다고 평가받고 있다는 게 이유다.

파키스탄 군사 전문가인 에자즈 후세인 박사도 BBC에 "파키스탄군의 보복 의지를 고려하면 앞으로 며칠 안에 국경을 넘어 보복할 가능성이 있다"며 "제한된 재래식 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키스탄이 천명한 대로 시간과 장소를 선택해 직접 보복 공습에 나설 경우 인도 주요 도시를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인도는 최근 파키스탄령 카슈미르는 물론 인구 밀집 지역인 펀자브주까지 공격한 바 있다.

다만 민간 시설에 대한 오폭 등을 피하려는 파키스탄군의 의지는 명확해 보인다. 카와자 무함마드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장관은 "인도의 민간 목표물은 공격하지 않겠다"며 군사시설만 정조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CNN은 전했다. CNN은 파키스탄의 향후 대응에 따라 양국이 이번 국지전의 출구를 찾을지, 더 심한 대치 국면으로 치달을지 결정될 것이라 내다봤다.

7일(현지시간) 인도 미사일 공격을 받은 파키스탄 펀자브 주 바하왈푸르 인근 모스크 건물 부지에 미사일 금속 조각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널려있다. AP 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인도 미사일 공격을 받은 파키스탄 펀자브 주 바하왈푸르 인근 모스크 건물 부지에 미사일 금속 조각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널려있다. AP 연합뉴스

◆도시 라호르서 수차례 폭발음

인도와 파키스탄의 군사 충돌이 화약고인 카슈미르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 제2도시로 꼽히는 펀자브주 라호르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이 터졌다. 라호르는 인도와 국경을 맞댄 펀자브주의 주도다.

그러나 현지 경찰은 폭발물이 탑재된 인도 무인 드론을 추락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8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사마TV에 따르면 이날 오전 라호르에 있는 알라마 이크발 국제공항 인근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과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사마TV는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길이 1.5∼1.8m 크기의 인도 드론이 떨어진 것이라며 파키스탄군이 시스템 교란 방식으로 드론을 추락시킨 것이라고 보도했다.

알라마 이크발 국제공항은 이 사건으로 민간 항공기 운항이 일시 중단됐다. 항공로 폐쇄도 일정 기간 유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도와 파키스탄이 지난 7일 포격을 주고받은 후 양국이 발표한 자국민 사상자 집계에 따르면 8일 오후(한국 시간)까지 43명이 사망하고 114명이 부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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