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고향인 경북 안동 지역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이 후보는 안동에서 29.6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보수 성향이 강한 경북 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였다. 이번 선거에서는 더 높은 득표율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예상이다.
◆지역 출신 대통령 기대감
안동 지역 30~50대 청장년층 사이에서는 "이참에 지역 출신의 대통령을 만들어보자"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일부 지지층은 "우리가 남이가, 재명이가 남이가"라며 고향을 유독 강조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민의힘의 후보 공천 과정에서 발생한 잡음이 중도층의 실망을 불러일으켰고 이들이 이 후보 지지세력으로 돌아서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이 후보가 유년 시절을 보낸 안동 예안면 도촌리 지통마 마을에는 지난 2022년부터 '대통령 후보 생가터'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표지가 낡아질 때면 그의 지지자들이 어김없이 새 표지판을 재설치하곤 했다. 마을 주민들은 후보 생가터가 아닌 '대통령 생가터'라는 표지판으로 당당히 걸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 후보는 이곳에서 13살까지 살았다. 지통마 마을은 안동시와 영양군, 봉화군의 경계에 있는 오지마을로 화전민이 떠난 후 형성된 가난한 산골이었다.
그의 안동 시절은 가난과 고난의 연속이었다. 삼계국민학교(현 월곡초 삼계분교)를 다니며 매일 5㎞를 걸어 등교했고, 준비물이 없어 사생대회 대신 화장실 청소를 했다는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이 후보의 유년시절을 기억하는 지역민들은 "제대로 먹지 못해 항상 콧물을 달고 살았고, 배가 많이 고프면 진달래꽃을 뜯어 허기를 달랬다"고 전하기도 했다.
1976년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 후보는 가족과 함께 성남으로 이주했다. 이후 그는 성남에서 재선 시장을 역임하며 정치 기반을 다졌고, 대선 경선을 거쳐 현재 대통령 후보에까지 올랐다. 성남이 그의 정치적 고향이라면, 안동은 유년 시절의 추억이 깃든 마음의 고향이다.

◆안동 민주당 세력의 확산… SNS 중심 지지 운동 활발
이번 선거를 앞두고 안동에서 민주당도 빠르게 세력을 확산하고 있다. 이삼걸 전 행정안전부 차관, 권영세 전 안동시장 등 기존 민주계 인물에다 보수당 계열이던 권오을 전 국회의원까지 최근 합류하면서 민주당이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현재 SNS 상에서 활발한 지지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지역민들과 출향인들이 결성한 단체 채팅 대화방을 중심으로 이 후보 정책에 대해 활발한 토론이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에는 안동 유림 50여 명이 안동 임청각에서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안동 시민 A씨(52)는 "지역 출신 대통령이 나와야 안동도 달라지지 않겠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안동의 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여전한 보수 텃밭의 저항… "변화 어렵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주민들은 여전히 이 후보에 대해 반감이 적지 않다.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지역에 실질적인 변화가 있을지 회의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그래도 국민의힘을 지지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보수 지지층의 목소리도 여전히 강하다.
최근 일부 유림이 이 후보를 지지한 것을 두고 뒷말과 잡음도 무성하게 나왔다. 유림의 핵심층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실제 유림이 중도와 보수적인 정치 견해를 유지하는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한 시민(63)은 "오랜 시간 지켜온 보수의 가치가 하루아침에 바뀌기 어렵다"며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보수가 더욱 뭉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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