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취재현장-이통원] 균형발전 이룩할 대통령은?

이통원 경제부 기자
이통원 경제부 기자

새로운 도시가 만들어지고 자리 잡기에는 참 오랜 시간이 걸린다. 1~2년 만에 수만 명의 인구가 새로운 터전에서 자리 잡기 힘들기 때문이다.

10년 전 대구에 자리 잡은 '혁신도시'. 무성한 나무를 밀어내고 각종 이전 공공기관 빌딩은 물론, 대단지 아파트, 상가들이 들어서면서 대구의 신도시로 탄생했다.

대구혁신도시는 10년이 지나도록 동력을 잃지 않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아이들을 위한 '와글와글아이세상'과 지역민들의 건강과 문화생활을 위한 복합문화센터 '물빛서원', 대구한의대한방병원이 문을 열며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대구혁신도시는 앞으로도 발전을 멈추지 않는다. 내년 3월 개장을 앞둔 대구제2빙상장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고, 제2수목원 조성도 한창이다. 아울러 대구 동부소방서도 대구혁신도시로 자리를 옮겨 지역민의 생명과 재산을 수호한다.

이런 지역사회의 노력에도 10년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산적해 있다. 교통 접근성, 우체국 부재, 방치된 민간 병원 부지, 주차 문제 등이다. 최근에는 10년간 늘어난 직원들로 인해 혁신도시 공공기관 내부에선 사무 공간 부족에 대한 목소리도 나온다.

오는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거대 양당 후보들이 지역 발전의 새로운 동력원으로 꼽히는 2차 공공기관 이전 추진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전 공공기관 정주 여건 개선 및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 공약을 제시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도 2차 공공기관 이전 추진에 대한 의견을 내놓은 상황이다.

공공기관 2차 이전 과제는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에서 국정 과제로 추진됐으나, 현실화하지 못한 과제이다 보니 우려가 깊다. 1차 공공기관 이전이 이뤄진 대구혁신도시에 2차 공공기관이 이전할지, 별도의 공간을 마련할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는 상태다. 아울러 대구시가 IBK기업은행,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등의 이전을 촉구하고 있으나 정부는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단순히 공공기관이 이전만 한다고 해서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꼭 직시해야 할 부분이다. 오랫동안 지역 상생, 주거 여건 개선 등이 절실하다는 끊임없는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통해서도 인지할 수 있다. 그만큼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도 1차 혁신도시 성과 평가 및 정책 방향 연구용역이 지난해 11월 마무리되는가 싶었지만, 올해 10월로 미뤄졌다. 그만큼 단순하게 평가하고 정책 방향을 내놓기 어려운 과제이다 보니 고심하느라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 연구용역에는 혁신도시 및 공공기관 1차 이전 성과 평가는 물론 혁신도시 등 가용 부지 조사, 갈등 최소화 방안 연구 등이 포함된다.

이제 공은 새롭게 들어설 정부에 넘어갔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균형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면 핵심 공약에 담긴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구체적인 공약을 조속히 내놔야 한다. 아울러 2차 공공기관 이전의 길잡이가 될 혁신도시 성과 평가 및 정책 방향 연구용역을 조속하게 마무리하고 균형발전을 이뤄낼 방안도 제시했으면 한다. 나아가 기존 대구혁신도시가 한층 발전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방안도 내놓을 필요성이 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