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사용 횟수가 손에 꼽을 정도로 줄었다. 신용카드조차 쓸 일이 없다. 휴대폰 모바일카드로 거의 모든 결제를 할 수 있어서다. 축의금, 조의금을 전달할 때만 아주 가끔 현금지급기(ATM)를 이용한다. 아예 지갑을 갖고 다니지 않는 사람도 많다. 시장에선 디지털온누리카드를 이용하고, 노점상 거래에는 계좌이체를 한다. 자녀들은 명절에 받는 용돈을 부모에게 돌려준 뒤 디지털페이로 송금해 달라고 요구한다. 현금 쓸 일이 없을 뿐 아니라 현금을 계좌에 넣으려고 은행이나 ATM 기기를 찾기도 번거로워서다.
지난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급수단(支給手段)에 대한 설문조사(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3천500여 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건수 기준 현금 이용은 15.9%에 그쳤다. 신용카드가 절반가량 차지했고, 체크카드와 모바일카드는 30%에 육박했다. 2013년 40%가 넘던 현금 비중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매우 낮다. 2023년 기준 오프라인 매장에서 현금 사용액을 비교했더니 우리나라는 10%로 주요 40개 나라 중 29위에 그쳤다. 일본은 40%를 웃돌았다.
'현금 없는 매장'도 증가세다. 직원 없이 키오스크만 설치해 둔 매장도 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현금(거스름돈) 없는 버스' 도입도 늘어난다. ATM 기기는 갈수록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ATM 기기는 2020년 8만7천773대에서 2023년 8만907대로 줄었다. 중국에선 5년 만에 ATM 기기 4대 중 1대꼴로 사라졌다. 2019년 109만여 대에서 지난해 80만여 대로 줄었다고 한다. 중국 여행객들은 아예 환전이 필요 없을 정도라고 입을 모은다. 우리나라보다 디지털 결제 비중이 훨씬 높아서다.
기존 암호화폐와 달리 달러 등 법정화폐나 금 등에 가치가 고정돼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가상자산인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이 법정통화(法定通貨)를 대체한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외국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도입 시 통화 주권 침해, 통화정책과 금융시장 불안정, 자금 세탁 등의 문제점을 우려해 한국은행도 디지털화폐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런데 문득 의구심이 든다. 과연 디지털화폐는 현금보다 안전할까. 거대 통신사도 해킹에 속수무책인데 은행이라고 괜찮을까.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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