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LA 시위' 투입 병력 4700명…샌프란시스코·시카고·워싱턴 집회 확산

LA 경찰 "시위 점차 악화·폭력성 커져"…도심 집회금지구역 선포
시카고 등 시위 확산 조짐…트럼프 "얼굴 마스크 쓴 사람 당장 체포"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경찰이 불법 이민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비살상 무기를 발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경찰이 불법 이민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비살상 무기를 발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 단속에 반발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위가 9일(현지시간) 나흘째 지속되고 있다. 시위는 갈수록 폭력성이 강해지고 다른 대도시로 확산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LA 경찰은 시위의 폭력성을 우려했다. 짐 맥도널 LA 경찰국장은 전날 밤 기자회견에서 "내가 목격한 폭력은 역겨운 수준"이라며 "이 사태가 시작된 이후로 폭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요일이었던 전날 하루에만 시위 현장에서 27명을 체포했다. 이 가운데는 경찰에게 화염병을 던지거나, 오토바이를 몰고 돌진해 경찰관을 다치게 한 사람도 포함됐다.

NBC 방송에 따르면 이번 시위가 시작된 지난 6일부터 사흘간 경찰에 체포된 인원은 총 56명이다. 도심 도로에서 시위대가 차를 불태우는 모습도 다수 포착됐다. 무인 자율주행차인 구글 웨이모 차량 최소 5대가 불에 탔다.

경찰은 또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도심 일부 상점에서 약탈이 일어나 조사 중이라고 밝혔는데, 시위대가 관련돼 있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은 전날 밤 다운타운 지역 전체를 집회 금지 구역으로 선포하고 남아 있던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시위대는 전날 시내 주요 고속도로까지 점거하며 교통을 방해하는 등 수위를 높였고,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섬광탄, 고무탄, 공포탄 등을 발사하면서 곳곳에서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졌다.

LA에서 촉발된 시위는 샌프란시스코와 시카고, 워싱턴DC 등 다른 대도시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당국에 따르면 전날 샌프란시스코의 이민국 청사 밖에서 열린 시위 현장에서도 폭력 행위 등 혐의로 약 60명이 체포됐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시카고에서도 이민자 권리 옹호를 주장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에 참석한 민주당 소속 헤수스 가르시아 연방 하원의원은 ICE의 불법 이민자 체포를 "고의적인 잔혹 행위"이자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전쟁"으로 규정하면서 "우리는 여기(미국)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LA 시위와 관련, "얼굴 마스크를 쓴 사람을 지금 당장 체포하라"고 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참가자들의 불법 행위에 강경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LA 시위는 지난 6일 ICE 등 당국에 소속된 요원들이 다운타운의 의류 도매시장과 홈디포 매장을 급습, 불법 이민자 44명을 체포·구금하면서 촉발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진압을 목표로 캘리포니아주 방위군 2천명을 LA 시위 현장에 투입하도록 명령했으며, 현재 주 방위군 300명이 주요 시위 지역에 배치돼 경계 활동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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